[고영아의 웰빙 가드닝] 여름꽃 가고 한산해진 정원 네미지아가 채운다
네미지아(Nemesia)는 가을에 시작해 겨울을 거쳐 다음해 봄까지 아름다운 꽃이 피고 그윽한 꽃향기를 바람에 실려주는 꽃이다. 최근 들어 캘리포니아에서 쿨시즌 꽃으로 가장 인기있는 종목이 되었다. 남가주 지역의 가을 정원에 네미지아가 빠진다면 훨씬 아름다운 정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셈이다. 더군다나 여름 햇빛에 찬란하던 각종 꽃들이 하나 둘 사라져가고 한산해진 듯한 정원에 네미지아는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며 새로운 분위기를 찾는데 좋은 역할을 하는 꽃이다.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인 네미지아는 햇빛을 좋아하고 온화한 기후를 좋아해 남가주에서는 마치 원산지에서 자라는 것처럼 건강하고 풍성하게 자란다.
네미지아가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는 꽃의 모양과 빛깔이 아름답고 기르기가 쉬우며 개화기간이 길다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이다. 꽃의 빛깔은 하늘색과 연보라색, 흰색, 복숭아색, 분홍색, 푸른색, 붉은색, 노란색 등 다양하다. 요즈음에는 두 가지 이상의 색깔이 섞인 종류도 많이 나와있다. 아주 작고 앙증스럽게 생긴 수십 개의 꽃에서는 달콤한 꽃향기가 퍼져 나온다. 대부분의 네미지아는 남가주 지역에서 다년초로 자라고 연중 내내 조금씩 계속 꽃이 피다가 가을에서 겨울, 이른 봄까지는 꽃이 무성하다. 보통 6인치에서 14인치까지 키가 크기 때문에 꽃밭의 앞쪽에 심는 게 좋다. 물이 잘 빠지는 흙에 온종일 해가 비치는 곳이나 부분 그늘이 지는 곳이면 된다. 화분이나 배스킷, 윈도박스 등에도 좋다.
남천
남가주서 가장 인기있는 관목
관리도 쉽고 크기도 적당해
난디나(남천 Nandina domestica-Heavenly bamboo, Sacred bamboo)는 영어로 '하늘의 대나무' 혹은 '성스러운 대나무'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사실상 대나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식물이다.
단지 아시아 여러 나라의 사찰 경내에 많이 심어져 있고 잎이 대나무 잎과 비슷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잎의 빛깔과 열매가 대나무보다 훨씬 아름답고 관리가 쉬워 절 마당에 많이 심겨져 있다.
난디나가 남가주 정원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목으로 조경에 사용되는 것은 모양이 아름답고 관리가 아주 쉽고 크기가 중간 사이즈이기 때문이다. 잎은 연중 내내 부드럽고 아름다우면서 나무의 전체적인 모양도 기품이 있고 우아하다.
가을과 겨울에는 녹색, 붉은 색, 오렌지색, 노란색의 잎이 작은 미풍에도 하늘거리고 여름이면 흰 꽃이 피었다가 가을이면 열매를 맺는다.
한겨울에 접어들어 열매가 완전히 성숙하면 반짝이는 맑은 빨간색으로 봄까지 아름답게 보여준다. 새로 나오는 잎은 분홍빛을 띤 붉은색이었다가 부드러운 녹색으로 변하고 햇빛을 받는 곳에 있으면 가을에서 겨울에 걸쳐 잎이 빨간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난디나는 키가 큰 것은 6피트에서 8피트까지 서서히 자라지만 키가 작은 종류는 18인치까지만 크는 것도 있다.
키가 크지 않은 종류를 좁은 땅에 한 줄로 심어놓으면 답답하던 공간에 가볍고 상쾌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연중 어느 때 심어도 좋고 심은 후에는 물을 넉넉히 준다.
햇빛이 온종일 비치는 곳이나 반그늘도 좋다. 일단 자리를 잡고 나면 건조함, 추위, 열기에 잘 견딘다. 거의 관리가 필요하지않고 병충해도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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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아래서 더 아름다운 꽃…튜버로즈(월하향)
달빛 아래서 보면 더 아름다운 꽃, 달빛이 밝은 밤이면 밤 공기에 실리는 달콤한 꽃향기로 달빛이 더 낭만적으로 보이게 하는 꽃이 튜버로즈(Tuberose-Polianthes tuberosa)다. 한국이름은 달빛 아래 퍼지는 꽃향기라는 의미가 있는 월하향이고 원산지는 멕시코다.
튜버로즈는 아름다운 꽃향기로 사람들의 기분을 밝고 즐겁게 해주기 때문에 코사지나 신부의 부케에 많이 사용한다. 튜버로즈가 갖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강한 향기다.
튜버로즈의 향기를 맡았던 사람은 집안에 꽃 장식을 하거나 중요한 가족행사를 위해서 꽃꽂이를 할 때 튜버로즈를 빼놓지 않는다.
누구의 기억에나 깊이 새겨지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향이다. 정원에 꽃이 피면 약한 산들바람에도 향기가 실려 다닌다. 가디니아 꽃향기와 비슷하지만 그보다 더 복합적인 향이다. 단 사방이 막힌 작은 방에 두면 향이 너무 강하다고 느낄 수도 있으므로 고려해야 한다.
풀처럼 보이는 회색을 띤 녹색 잎 덤불에서 솟아오른 꽃대에 크림 빛을 띤 흰색의 꽃이 여름에서 초가을에 걸쳐 핀다.
홑꽃과 겹꽃이 있는데 겹꽃보다는 홑꽃의 개화기간이 더 길다. 키가 큰 종류는 3피트 혹은 3피트 반 정도까지 크기도 한다. 다른 구근식물과 마찬가지로 튜버로즈도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뿌리부분이 썩을 수 있다.
튜버로즈는 기르기 쉬운 꽃이지만 관리를 잘해주어야 예쁘고 건강한 꽃을 볼 수 있다. 해마다 꽃이 피려면 꽃이 피기 전에 적어도 4개월 이상 더운 날씨가 계속 되어야 하고 차가운 바람이나 영하의 온도, 가뭄 등은 좋아하지 않는다. 흙이 알칼리성이라면 성장을 시작하고나서 산성 비료를 주도록 한다. 가을철이 되어 잎이 노랗게 되기 시작하면 물을 주지 않는다.
고영아 / 조경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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