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원각사 선방 상량식
철새 울며 가는 시월은나뭇잎 부딪는 소리에도
생각까지 물들이는 마법의 시간에도
물기 젖은 마음으로 서성이는 달이다
오늘의 주인공
보림당과 설산거사를 뇌이면서
세상의 영화와
내세의 왕생을 들락거렸다
하늘에서 내려놓은 꽃 색 천에
휘감아놓은 정성은
미물도 존엄하다는 생 앞에
선대의 은혜 보은 하는 자리로
하루를 위로하는 한 그릇
소박한 어머니 사랑 닮았다
처음처럼 조심스러운 정성으로
흔적 없이 지신 흔적
바람에게 이야기하며
허문 경계 그 안으로 되돌리니
하늘까지 청명하여 더 없이 좋았다
박선원 / 시인·웨스트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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