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뉴스 라운지] 온두라스 '캐러밴'

온두라스는 인구 900만의 중앙아메리카 국가다. 16세기 콜럼버스가 유럽인 중 처음 그 땅에 도착했고 이후 300여 년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다. 그 결과, 중남미 국가 대부분이 그렇듯 인구의 90%가 메스티소가 됐다. 메스티소란 유럽 백인과 원주민과의 혼혈을 말한다.

1821년 독립은 했지만 한시도 편한 날이 없었다. 부패와 가난, 범죄와 군사독재는 이 나라의 이미지로 고착됐고 지금도 인구 대비 살인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악명이 높다. 치안이 이러니 국민 생활이 온전할 리 없다. 2018년 미 CIA 자료에 따르면 온두라스는 인구의 30%가 빈곤선 이하에 허덕인다. 국민 3분의 1은 사실상 실업상태다. 먹을 것을 찾아, 일자리를 찾아 어디든 가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말이다.

'캐러밴'으로 불리는 온두라스 이주자 행렬이 연일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온두라스의 한 작은 도시에서 160명으로 시작된 이 행렬은 이웃 과테말라를 지나 멕시코 국경까지 올라왔다는 소식이다. 숫자도 7000명으로 불어났고 행렬은 1.5km에 이른다고 한다.

최종 목적지는 미국. 하지만 그 먼 길을 올라온다 해도 미국이 순순히 받아줄 리 만무하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범죄인 취급하며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막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을 이민자 문제와 결부시켜 중간선거 쟁점으로까지 만들고 있다.



마음은 아프지만 미국 사는 우리에겐 솔직히 이들 행렬이 달갑지는 않다. 하지만 그들에겐 생사가 걸린 절박한 문제일 터. 국운은 기울고 끝없는 폭정과 수탈에 희망은 없고…. 만주로, 하와이로, 멕시코 에네켄 농장으로, 눈물로 조국을 등졌던 우리 이민선조들의 심정이 딱 그랬을 것이다.

어쩌랴. 못 사는 나라 백성인 게 죄라면 죄. 유엔이 나서 주면 길이 생길까. 예나 지금이나 정치가 어지러우면 국민이 고생이다.


이종호 논설실장 lee.jongho@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