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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어느 늦 여름날

가볍게 둘러싼 아침이

공원 가득히 서 있는 수목의 밤 찌꺼기를

핥는 늦은 아침 우리를 반기는듯

무성한 잎들이 웃음으로 빛을 낸다

달콤한 햇빛이 달려와 내 머리카락을 쓸어넘긴다

저기 연을 날리는 어린 소녀

공작의 날개를 뒷꼬리에 달고

꼬리는 소녀를 날린다

가끔 보이는 발목이 웃자란 잔디에 묻힌다

푸른 잎들도 가을을 반길까

겨울을 땅속에서 썩히는 이유를 알듯하다

흰 눈과 찬 바람의 때 이른 기억

찢긴 팔의 아픔까지 땅속에 묻는 불이되어

아름 답게 펼친 공작의 날개 뒤에

험상궂은 얼굴의 사자가 업드린 낮꿈을 꾼다

바람은 모두를 사랑하리라

소녀의 발자취는 바람에 휘는 잔디속에

잔디는 흐느낌으로 섞인다

기다림 없는 장소로 다시옮겨가는

바람의 발자취


정숙자 / 시인·아스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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