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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통령 첫 북한 대중연설] "우리 민족 함께 살아야"…15만 기립박수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관람
장내 환호·함성 가득 큰 환대
공연서 드론·미디어 아트 등
체제 과시 논란에 내용 재구성

'9월 평양 공동선언'을 발표한 뒤인 19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10시25분쯤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을 가득 메운 15만 평양시민 앞에 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대집단체조를 관람한 뒤 7분가량 인사말을 하면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9시쯤 경기장에 입장할 때부터 기립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약 1시간의 공연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소개를 받고 연단에 올랐다. 김 위원장의 소개와 문 대통령의 인사말이 남측에도 생중계로 방송됐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시민들 앞에서 대중연설을 하는 장면이었다.

김 위원장은 "오늘의 이 귀중한 한걸음의 전진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문 대통령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에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면서 "오늘 문 대통령이 역사적인 평양 수뇌상봉과 회담을 기념해 평양시민 앞에서 직접 뜻깊은 말씀을 하시게 됨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의 이 순간 역시 역사에 훌륭한 화폭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평양시민 여러분, 북녘의 동포 형제 여러분, 평양에서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참으로 반갑다"고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어 "남쪽 대통령으로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여러분에게 인사말을 해 그 감격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우리는 이렇게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인사말 도중에 10여 차례 큰 박수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는 8000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우리 민족은 우수하고, 강인하고, 평화를 사랑한다.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관람한 대집단체조는 '빛나는 조국'을 재구성한 것이다. '빛나는 조국'은 북한이 건국절(9·9절) 70주년을 기념해 준비한 대형 공연으로 지난 9일 처음 공개됐다. 수만 명이 동원된 카드섹션과 집단체조, 서커스를 조합한 종합공연이다. 북한 체제의 우월성과 정당성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내용이어서 한국 대통령의 관람이 논란이 될 것을 우려해 북한 측이 공연 구성을 일부 바꿨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날 공연은 과거 북한의 대표적인 대집단체조 공연 '아리랑'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많았다. 공연 중 드론이 등장하는가 하면 무대 바닥에 백두산 천지 영상을 비추는 영상예술인 일종의 '미디어 아트' 기법도 사용됐다. 공연 도중 문 대통령이 등장하는 4·27 남북 정상회담 영상이 나오자 문 대통령은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 남측에서 유명한 노래가 공연될 때 문 대통령 내외는 이를 따라부르며 박자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평양=공동취재단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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