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이민역사를 쓴다] "한인 교회, 역사를 알아야 미래가 있다" 김창길 NJ교회협 역사편찬위원장
[창간 44주년 기획]
뉴저지한인교회협의회 31년 역사 정리
총회록 등 주요 자료들 없어져 아쉬움
4년 뒤 35년사 발간 위한 준비에 나서
최근 뉴저지교회협은 역사와 사료의 중요성을 인식해 곳곳에서 흩어져 보관하고 있던 자료들을 모아 역사편찬전시회를 여는 등 지난 시간을 정리하는데 나서고 있다. 교회협 역사편찬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창길 목사는 이러한 역사 세우기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역사를 쓴다는 것은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의(his) 이야기(story)를 쓴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그의 이야기는 뉴저지교회협의 이야기들이며 다시 그의 이야기는 뉴저지 교회들이 지향하는 예수의 사역에 대한 증거들입니다. 역사는 과거의 기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난 날의 행적을 통해 선배들의 고민과 개척정신, 신학 비전을 들여다 보는 것입니다. 오늘의 뉴저지 교회들은 선배들의 눈물의 기도와 피나는 고통의 노력과 인내로 이루어진 것인데 초창기 시절 이민 개척교회를 모르고 지금의 교회 실상을 바로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역사를 소중하게 여기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뉴저지교회협이 최근 잉글우드에 있는 뉴저지연합교회에서 개최한 역사편찬전시회가 뉴저지 한인교회 역사의 처음과 끝, 안과 밖을 들여다 보는 중요한 행사였음을 강조한다.
전시회에는 뉴저지교회협이 매년 실시하는 3대 주요 행사인 신년하례 예배, 부활절기념 새벽예배, 호산나 전도대회 등을 중심으로 포스터와 행사 안내서, 정기총회 회의록, 회지 등 각종 자료를 망라하고 있다.
또 뉴저지교회협의 오늘을 있게 한 전직 회장 등 관계자들의 얼굴과 단체 사진을 정리했고, 3000명 가까이 목숨을 잃은 9.11 테러 참사 때 뉴저지교회협이 개최했던 추모예배 순서지 등 희귀자료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뉴저지 교회들은 대뉴욕지구교회협의회에 속해 있다가 뉴저지 지역의 교회 수 증가와 거리상의 불편, 지역 특성의 차이로 분리를 추진해오다 1987년 창립총회를 열고 독자적인 역사를 쓰게 됐다"며 "최근 역사 정리 사업은 회장인 윤명호 목사가 임기 중 앞으로 4년 뒤까지 포함한 35년사를 쓰기 위한 기초작업으로 자료수집 결정을 내리고 사업에 착수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정리 과정에서 주인공 개개인들이 갖고 있는 역사에 대한 인식이 변해야만 한다고 지적한다.
"한인 교회의 지난 역사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서는 미래 교회의 비전과 방향을 제시할 수 없습니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은 뿌리가 없는 나무와 같아서 쓰러지고 맙니다. 우리가 35년사를 쓰려고 하는 것은 과거의 행사의 나열이나 지난 날을 미화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의 교회의 실체를 정확히 알고 미래 교회의 방향을 제시하고 예수의 복음이 바로 선포되는 '바른 교회'가 되기 위해 역사를 쓰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 중요하고 핵심적인 자료들이 없어진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뼈아픈 것은 교회협 활동의 핵심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총회록이 3분의 1 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15회기, 17회기, 20회기 등 총 10회기 정도의 총회록은 확보됐으나 나머지 20회기 정도의 총회록을 결국 찾지 못했다. 한편에서는 10회기 정도의 총회록이라도 확보한 게 다행이라고 하지만 너무 아쉬운 부분이다.
김 위원장은 "전체 중요 사료를 모두 확보하지 못해 정말 아쉽고 안타깝지만 일단 1차적으로 교회협 31회기 동안의 약사를 조만간 발행한 뒤에 추가로 적극적인 사료 수집에 나서 이를 바탕으로 교회협 35년사를 발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팰리세이즈파크에 있는 뉴저지장로교회에서 1980년부터 2010년까지 31년간 목회를 한 후 은퇴한 뉴저지 한인교회의 산 증인이자 산 역사다. 교회협 출범 초기에 4대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뉴저지장로교회 원로목사 겸 개신교수도원수도회 원장을 맡아 여전히 열정적인 활동으로 오늘의 역사를 만들고 있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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