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셸터는 규모작고 주민참여형 돼야"
[이슈 인터뷰] 임시 셸터 이렇게 짓자
비영리 유나이티드웨이LA
크리스 고 디렉터 인터뷰
"갈등 끝 협력안 도출에 기뻐"
렌트비 100달러 오를때 마다
노숙자수는 5~15% 증가 양상
"셸터는 노숙자 전문 응급실"
LA한인 커뮤니티와 허브 웨슨 시의장(10지구)은 지난 3개월여 노숙자 임시 셸터 조성 방법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비록 90여일간 갈등이 이어졌지만 그간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계기도 만들어졌다. 양측은 LA시 전체의 모범이 될 만한 '주민참여 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동안 양측을 오가며 물밑에서 중재했던 비영리단체 유나이티드 웨이LA 크리스 고(사진) 노숙자대책 디렉터를 만나 임시 셸터 중요성과 향후 과제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임시 셸터가 왜 필요한가.
"첫째, 현재 노숙하고 있는 사람들을 당장 도와야 한다. 둘째, 이후에도 그들이 거리에 살지 않도록 계속 도와야 한다. 셋째, 새로운 노숙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노숙자 임시 셸터(bridge housing facilities)는 당장 그들에게 안전한 잠자리를 줄 수 있다."
-현재 LA시를 비롯해 LA 카운티 노숙자가 5만2700명으로 급증했다. 이유는.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LA지역 렌트비가 100달러 오를 때마다 노숙자수는 5~15%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용을 낮춰야 한다. 임시 셸터와 저소득 아파트가 더 많이 필요하다."
-한인타운 주민과 허브 웨슨 시의장(10지구)을 중재하며 느낀 고충은.
"나는 한인 이민자로 지난 7년 동안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양측 갈등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양쪽의 서운한 점을 잘 알기에 초반엔 섣불리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양측 모두 문제를 키우지 말고 더 나은 방향으로 풀어야 한다는 '상식'을 내보였다.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게 돼 무척 기뻤다."
-한인사회와 웨슨 시의장의 합의안을 평가한다면.
"이번 합의는 정말 훌륭하다. 우리가 처음 대화를 시작할 때보다 훨씬 좋은 결실을 얻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양측이 서로 '협력'하기로 한 사실이다. 윌셔/후버 잠정후보지는 '한인타운 외곽'으로 양측 모두 수용할만하다. 노숙자도 많은 지역이다. 시 부지여서 건설비용도 적게 든다. 특히 한인타운 기존 후보지 2곳에는 저소득층과 시니어를 위한 아파트가 들어선다. 682 S 버몬트 부지 1층에는 커뮤니티 공간도 확정돼 기대가 크다. 생각한 것 이상의 결과물이다."
-LA시에 임시 셸터가 정말 필요하냐는 의구심도 있다.
"병원시스템에 비유하자면 임시 셸터는 응급실과 같다. 노숙자가 임시 셸터에서 응급지원을 받은 뒤 중장기 지원책을 찾아볼 수 있다. 또 노숙자 지원 영구 아파트를 건설하기 전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셸터는 그 시간 공백을 채워줄 수 있다."
-임시 셸터 조성과 운영 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일단 좋은 디자인이어야 한다. 일반적인 셸터와 달리 개인공간을 확보하되 규모는 작을 것이다. 주 7일, 24시간 운영하면서 영구주택 지원책과 연결돼야 한다. 이런 목표 때문에 임시 셸터를 셸터가 아닌 '브리지 하우징(bridge housing)'이라고 부른다. 주변 환경미화도 신경써야 한다."
-주민들이 도와줄 부분은.
"셸터가 들어서면 커뮤니티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수용되는 노숙자들을 위한 환영 패키지, 음식, 교육수업, 재활 프로그램 등에 지원해주길 바란다. 의료봉사활동도 큰 도움이 된다. 유나이티드웨이LA도 기금지원 등을 제공하겠다."
-노숙자를 두려워하는 주민들도 있다.
"범죄를 저지르는 노숙자보다 피해를 당하는 노숙자들이 훨씬 많다. 거리에서 사는 것은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다. 하루도 편안하게 잠을 못 잔다고 생각해보라. 사람들이 안전한 공간에 들어와 편안한 잠을 자도록 돕는 일은 중요하다."
-유나이티드웨이 LA가 하는 일은.
"유나이티드웨이 LA(United Way of Great LA)는 1922년 설립 이후 LA카운티 지역 구성원 모든 주민의 삶의 질을 위해 노력해왔다. 10년 전 우리는 노숙자 문제 등 몇 가지 큰 이슈에 집중했다. 취업알선, 교육환경 개선 등도 주요 사업이다."
-한인사회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지금의 한인타운을 만들기까지 여러분이 흘린 피와 땀, 눈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인 이민자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한인타운 주민들이 이번에 보여준 노력과 협력은 LA 카운티 전역의 브리지 하우징, 저소득층 아파트 조성 때 큰 본보기가 될 것이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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