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지쳤을 땐 레몬·자두 굿! 배탈 났을 땐 복숭아·파인애플 노!
당·수분 빠른 보충엔 수박·참외
단백질·지방 더하면 한 끼 식사
과일만 계속 먹으면 되레 살쪄
잃었을 땐 수박·복숭아처럼 달고 과즙 많은 여름 과일이 '으뜸'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싱싱한 제철 과일이라도
잘 알고 먹어야 건강에 이롭다. 무턱대고 먹었다간 살이 찌거나 설사 같은 장 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
그동안 잘 몰랐던 과일에 대한 오해와 올바른 섭취·관리법, 그리고 여름 과일별 주요 효능에 대해 알아봤다.
GOOD-계란·요구르트 곁들이면 식사 대용
과일은 영양학적으로 채소에 못 미치지만 '수분'을 듬뿍 함유해 여름철 최상의 수분 공급원 역할을 한다. 특히 수분이 90% 이상인 수박(약 97%)과 참외(약 90%)는 쉽고 빠르게 당과 수분을 섭취하도록 돕는 훌륭한 과일이다. 단 과일만으로는 탈수를 막기 어렵고 물을 통해 수분을 더 보충해야 한다.
무더위에 쌓인 피로를 풀고 싶을 땐 새콤한 맛의 과일이 도움이 된다. 우리 몸은 피로할 때 '젖산'이라는 물질이 쌓인다. 젖산 분해를 위해 필요한 성분이 바로 신맛을 내는 '시트르산'인데 레몬·자두·포도·블루베리에 풍부하다.
당뇨·비만일 경우 달콤한 과일이 당길 때는 당분이 적은 과일을 골라 하루 기준치 이하로 섭취한다. 여름 과일 중에는 포도에 당이 가장 많고 토마토·수박·아보카도에 적은 편이다. 수박 한 쪽이나 토마토 2개를 하루 1~2회 정도 먹는 것은 괜찮다. 식단 관리에 철저한 암 환자의 경우 가려 먹어야 할 과일은 없다. 대신 백혈구 수치가 지나치게 낮다면 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껍질을 깨끗이 씻은 뒤 먹는다.
다이어트 중이거나 입맛이 없어 과일을 식사 대용으로 먹을 때는 반드시 과일에 부족한 단백질·지방 식품을 함께 준비한다. 요구르트·우유·치즈·견과류·계란과 올리브·아보카도오일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를 추천한다.
과일을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과일을 주스·우유와 함께 갈아 스무디를 만들거나 잘게 썰어 예쁜 과일 컵에 담아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과일을 재미있게 먹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식습관 형성에 도움이 된다. 냉장고에 보관했던 복숭아·포도는 상온에 30분 정도 내놨다가 먹으면 단맛이 강해져 아이들이 더 잘 먹는다.
수박·포도·멜론 같은 여름 과일은 유난히 씨가 많다. 이 씨들은 삼켜도 안전하지만 장이 안 좋은 사람에게서는 과일 씨가 소화를 방해하고 설사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한다. 또한 복숭아·자두·체리 씨는 '시아나이드'라는 독성 물질이 미량 함유돼 과육을 먹은 뒤 질겅질겅 씹는 것은 피해야 한다. 과일은 있는 그대로 먹는 것이 가장 좋지만 갈아서 섭취할 때는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양 조절에 신경 쓴다. 설탕과 꿀을 첨가하면 당을 과다 섭취할 수 있어 자제한다.
BAD-같은 양 채소보다 열량 50~70% 높아
사람들이 과일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영양학적으로 과일과 채소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과일은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유해 독소를 배출하고 신진 대사를 촉진한다. 하지만 채소와 달리 단백질·지방 같은 다른 영양소가 거의 없다. 칼슘·비타민A·철분 등도 채소의 평균 10~30% 수준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식단을 짤 때 과일은 '채소 대용'이 아닌 '후식이나 간식'으로 생각하라고 말한다. 과일 섭취가 해롭기 때문이 아니라 열량이 훨씬 높아서다.
같은 양을 비교하면 과일의 열량이 채소보다 50~70% 정도 더 높다. 당뇨·비만이 있거나 다이어트를 할 때 과일 섭취에 더욱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과일의 당은 당 중에서 체내 에너지원으로 가장 마지막으로 쓰인다. 그리고 다 소비되지 못하면 체내에 지방으로 축적된다. 열량이 높고 당분이 많은 잘 익은 파인애플과 망고·포도 등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한 종류의 과일만 계속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족'도 주의 대상이다. 다이어트를 하면 체내 에너지원이 모자라 단백질을 꺼내 쓴다. 그런데 단백질 대신 과일만 계속 먹으면 오히려 지방으로 변해 살이 더 찔 수밖에 없다.
식전에 과일을 먹으면 포만감을 줘 덜 먹는다는 이야기도 사실이 아니다. 과일 당은 위장에 30분 정도만 머무르기 때문에 그 뒤로 더 쉽게 배고파져 폭식을 유발한다. 다이어트에 독이 되는 셈이다.
여름철 과일 섭취에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앓아 장이 약한 사람은 복숭아·파인애플처럼 식이섬유가 많은 과일에 유의해야 한다. 식이섬유로 인해 설사가 생기거나 식이섬유를 먹고 사는 장 속 유해균이 가스를 내뿜어 복부가 팽만하고 복통이 올 수 있다.
2016년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과일을 유난히 많이 섭취하는 연령대가 있다. 50~64세 연령대는 하루에 채소(215.68g)보다 과일(243.24g)을 더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30~40대와 65세 이상 노인에 비하면 과일 섭취량이 60%나 더 많은 것이다. 활동량이 감소하는 50~60대는 하루 섭취 열량을 줄여야 하는 나이이므로 과일 섭취량 중 일부는 채소로 대체하고 열량이 낮은 과일로 바꾸는 게 좋다.
윤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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