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 축구' 논란 가라 … 물 오른 황의조 득점력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D-14
J리그 이와타전 등 최근 6경기 6골
와일드카드 뽑히자 퇴출 국민 청원
웹서핑도 끊고 골로 존재 가치 증명
황의조는 1일 일본 이와타의 야마하스타디움에서 열린 주빌로 이와타와 J리그 19라운드 원정경기(1-1무)에 감바 오사카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후반 37분 골맛을 봤다. 정규리그 9호골이자 컵대회 포함 시즌 14호골. 최근 6경기에서 6골을 터뜨리며 물 오른 득점 감각을 뽐냈다. 전반 8분만에 동료 수비수가 퇴장을 당해 수비 보강 차원에서 5분 뒤 교체 아웃된 산프레체 히로시마전(0-4패)을 제외하면 기록의 순도는 더욱 높다.
김학범(58)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17일 손흥민(26ㆍ토트넘)ㆍ조현우(27ㆍ대구)와 함께 와일드카드로 선발한 이후 황의조는 '인맥 축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부 네티즌은 "러시아 월드컵 공격수 경쟁에서 탈락한 황의조가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건 오로지 김 감독과 인맥 때문"이라 비난했다. "손흥민이 있는데 공격수 황의조를 와일드카드로 또 뽑은 건 비효율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학연, 지연 등 외부 요인을 배제하고 철저히 실력만 보고 뽑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손흥민.황희찬(23.잘츠부르크)ㆍ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 등 유럽파 공격수들의 조기 합류가 어려운 만큼, 대회 초반에 공격진을 이끌 경험 있는 골잡이가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김 감독과 황의조의 인연은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성남 FC에서 사령탑과 선수로 한솥밥을 먹은 게 전부다. '연세대 인맥'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는데, 황의조는 연세대 출신이 맞지만 김 감독은 명지대를 나왔다.
근거 없는 루머가 확대 재생산되어 부정적인 여론을 부추기는 현상이 반복되다보니 여론의 반응은 줄곧 냉담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황의조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퇴출하라'는 글이 올라왔고 일부 네티즌들은 '골 결정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를 담아 '황의족'이라 부르며 깎아내렸다.
황의조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논란에 일일이 대응하는 대신 경기에 집중했다. 소속팀 감바 오사카는 올 시즌 극심한 골 가뭄 속에 19경기서 17골에 그치고 있다. 그 중 절반이 넘는 9골(리그 득점 4위)이 황의조의 발끝에서 나왔다. 강등권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며 1부리그 잔류를 위해 몸부림치는 감바의 최전방을 황의조가 이끌고 있다. 그가 올 시즌 감바 홈 팬들 사이에서 '소년 가장'으로 불리며 뜨거운 성원을 받는 이유다.
감바의 한국인 동료 오재석(28)은 "(황)의조는 다양한 장점을 고루 갖춘 공격수다. 리더십이 뛰어나고, 많이 뛰는 스타일인데다 골 찬스에서 집중력이 남다르다"면서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포함된 이후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자신과 관련한 기사는 일절 읽지 않고 오직 축구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의조의 상승세는 살인적인 일정을 눈앞에 둔 김학범호에도 희소식이다. 본선 조별리그 E조에 속한 한국은 오는 12일 바레인전을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전(15일), 말레이시아전(17일), 키르기스스탄전(20일)을 잇달아 치른다.
9일간 조별리그 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인데다 횡희찬과 손흥민이 각각 10일과 13일에 뒤늦게 합류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김 감독의 기대대로 황의조가 조별리그 초반 공격진을 이끌어줘야 한다.
황의조는 오는 5일 나고야 그램퍼스전을 마친 뒤 김학범호에 합류할 예정이다.
송지훈 기자 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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