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휩쓰는 '화염 토네이도'…폭염·건조·강풍 최악 조합
17곳 피해면적 30만 에이커
뉴욕시보다 커…4만명 대피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30일 현재 진화작업을 펼치고 있는 산불은 모두 17개로 전체 피해면적이 30만 에이커에 육박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일주일 전 발생한 샤스타 카운티 카 산불 피해 면적이 9만8724 에이커로 늘었으며 진화율은 20%를 기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화마를 피해 피난길에 오른 주민 수는 4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불길은 레딩 시 안으로까지 확산해 그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 1000채 가까운 가옥이 전소됐고 할머니와 손자 2명을 포함 모두 6명이 사망했다. 지역 소방당국은 트리니티 카운티로 산불이 확산하지 않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치안당국은 화재 대피로 상당수 주택이 빈집인 상황을 이용해 절도에 나서고 있는 도둑 체포에 주력하고 있다. 레딩 경찰국은 29일 밤 2명의 남성이 체포됐고 이에 앞서 낮에도 2명이 주택침입 절도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멘도시노 카운티에서 잇달아 발생한 2건의 산불도 계속 피해가 커지고 있다.
2건의 피해면적을 합하면 거의 5만6000에이커에 달한다. 진화율은 10%다.
소방당국은 찜통더위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강풍까지 불고 있어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USA투데이는 '파이어네이도(firenado)'라는 신조어로 불길의 확산 정도를 표현했다.
화재와 토네이도의 합성어로 마치 회오리바람처럼 불꽃 기둥이 재와 함께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레딩이나 멘토시노 카운티의 경우 30일에도 낮 최고기온이 모두 90도에서 90도 후반대를 기록했지만 바람은 시속 20마일대 이하로 잦아든 것으로 전해졌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인근에서 발생한 퍼거슨 산불은 밤새 2000에이커 정도 더 피해면적이 늘었고 진화율은 30%를 보이고 있다. 2명의 소방관이 희생당했으며 국립공원 인근 일부가 폐쇄조치됐다.
남가주 리버사이드 카운티 아이딜와일드에서 발생한 크랜스턴 산불은 1만3139에이커를 태웠고 절반이 넘는 57%가 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30일 오후 LA 북부 샌타클래리타 지역에서는 새로운 산불이 발생해 아파트 단지가 큰 위협을 받았으나 소방당국의 발빠른 진화작업으로 서너 가구만 피해를 입고 더 큰 화는 면했다.
주 소방당국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주 전역에서 17개의 대형산불이 발생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산불로 피해를 입은 면적은 거의 30만 에이커에 달하며 이는 뉴욕시보다 더 큰 도시 하나가 통째로 사라진 셈이다. 진화 작업에 나선 소방관 수만 1만2000명에 달한다. 여기에 추가로 가주 방위군 800명도 동원됐다.
주 소방당국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올해 들어 산불 발생건수와 피해 면적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7월 29일까지 산불 발생건수는 모두 3770건이고 피해면적은 29만2455에이커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440건에 21만9369건에 비해 건수로는 330건, 피해면적으로는 7만3000건 정도 늘어난 것이다. 비율로 보면 건수는 약 10%, 피해면적은 약 35%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의 지난 5년 동안 평균치를 살펴봐도 발생건수는 3405건, 피해면적은 11만8811에이커였다.
김병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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