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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장마

헐은 담장 밑으로

날씨가 고인다



탄저병에 앓아 누운

시름이 고랑에 떨어진다



물을 주는 일도

약을 찌는 일도

뚝 끊긴



예상이란 때론

빛 좋은 개살구 같아서

짓무르는 고추밭



수위를 넘나드는 장맛비에

힘없이 낡아가는 아버지의 한숨



강아지 나 몰라라

호박잎 들춰낸 공으로



애호박 멸치국수

콧물 눈물 쏙 빠지는 저녁.


임의숙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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