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빈손' 폼페이오에 '협상 계속할 건가' 물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 보도
요미우리는 복수의 한·미·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서 "북한이 겉으로는 비핵화 의사를 표명하면서도 이에 역행하는 활동을 몰래 진행하고 있다고 미국은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김 부위원장에게 "(북한이) 농축 우라늄의 생산을 늘리고 있다. 핵시설과 핵탄두를 은폐하고 있다"면서 "(함경남도)함흥에 있는 미사일 공장의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는 정보도 있는데, 이는 북·미 관계에 좋지 않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 "북한이 2010년부터 영변 시설의 배 이상 능력을 가진 우라늄 농축시설 '강성' 운영하고 있음을 미 정보당국이 파악 중"이라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같은 내부 정보를 토대로 김 부위원장에게 각종 시설에 관해 구체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은폐하거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하는 게 없다"며 "함흥 미사일 공장에서 진행 중인 것은 확장 공사가 아니라 장마 대비 공사"라고 전면 부인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비핵화 문제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인내에는 한계가 있다"는 취지의 언급까지 하면서 비핵화 조치의 조기 착수를 촉구했다. 이에 김 부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재차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공정표는 제시하지 않았고 대신 한국전쟁 종전선언의 조기발표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직후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 측의 태도는 극히 유감"이란 입장을 밝혔다. 요미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방북일정을 마친 폼페이오 장관에게서 결과를 보고 받고는 '이대로 협상을 계속해야 할지, 아니면 압력을 강화해야 할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판단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폼페이오 장관이 집중 추궁한 우라늄 농축 관련 비밀 시설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막는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겉으로는 '북·미 관계가 크게 진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면에선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의 입장 차가 깊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관계기사 2·7면
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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