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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지문을 훔쳐보다

왼쪽 무릎을 땅에 꿇고 곧게 세워진 남자의 오른쪽 무릎 그 위에 올려진 여자의 발 신발 끈을 메어주는

남자 홀망함을 마음구석에 깊숙이 챙겨 넣는 미소 머금은 입 꼬리 기도하는 모습보다 경건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여자 태양이 이글거리는 거리에서 주워 올린 풍경하나 죽어도 못 잊을 듯 한 여자의 사랑이란

숨을 멈추게하는 찰나의 황홀에서 나오는 것 아닐까 평생을 족쇄로 채울 여자의 가슴에 지문이 찍히는

모습을 뒤에서 말없이 바라본다 실핏줄이 쭈뼛 서는 여인의 이마 위로 흠칫 사랑이 그립다


곽 애리(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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