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지지않는 용기를 담았습니다”
나비정원 완공·소녀상 1주년 기념식
호주·LA 등 각지에서 관계자들 참석
28일 블랙번 공원에서는 나비 정원 완공식 및 소녀상 건립 1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호주, LA 등에서 날아온 한인들과 지역 정부 관계자들,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설립을 주도했던 중국계 판사 등이 참석했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온 한인들과 공원을 조깅하다 발걸음을 멈춘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소녀상을 중심으로 나비 날개 모양의 정원에는 꽃 피는 계절이 각기 다른 나무들이 심어졌다. 애틀랜타 평화의소녀상 건립원원회 측은 정원의 모양과 관련, “비록 위안부 생존자들이 모두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할머니들의 용기는 지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아틀란타한인교회 어린이 성가대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위안부 소녀의 마음을 표현한 노래 ‘나비야’를 불러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애틀랜타에서 유명 셰프로 변신한 가수 이지연씨도 지난해 소녀상 건립기념식 때와 마찬가지로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 오는 곳’을 아련한 목소리로 불렀다.
샘 박 조지아 주하원의원은 기념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미국인의 시각에서 재해석해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역사의 처참했던 순간에 고통받던 수많은 이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미군 장병들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문을 열고 ‘불의는 다른 모든 곳의 정의를 위협한다’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말을 인용해 “위안부제도, 흑인 노예제도처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잇는 역사적 고통을 함께 기억하고 손잡고 전진해야만 진정한 정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9월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주도했던 줄리 탱 전 샌프란시스코 수피리어 법원 판사는 일본 정부의 위안부 설립 방해를 직접적으로 맹비난했다. 그는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샌프란시스코에서 기념비를 세울 때도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법적으로 파렴치한 방해공작을 벌인 일본 로비스트들과 맞서 싸워야 했고, 결국 우리가 승리했다”며 “다시는 일본이 그랬듯 정부가 성폭력을 제도화하지 못하게 막자”고 주장했다.
행사에는 호주 멜번의 소녀상 건립위원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정명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건립위 관계자들은 전날부터 이날 아침까지 폭우가 쏟아져 걱정했으나 행사를 몇시간 앞두고 멈췄고, 햇살까지 내리쬐는 가운데 모든 순서가 차질없이 진행됐다. 그러나 행사가 끝나자마자 또다시 장대비가 내리자, 한 참석자는 “비도 소녀상의 생일을 축하하나 보다”며 웃음을 지었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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