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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노숙자만이 이웃인가

한인타운 노숙자 임시 셸터 설치 문제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한인 커뮤니티의 거센 반발로 대화 국면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지 않느냐는 것이 여러 사람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오피니언 리더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어느 목회자분이 칼럼에 '교회라는 기관은 이웃을 돌보고 섬겨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이기 때문이다'라며 '사랑, 섬김, 긍휼에 대해 설교를 하면서 어떻게 노숙자들에게 쉼터를 마련해 주겠다는 일에 앞장서서 반대할 수 있겠는가. 분명 위선자라고 손가락질받게 될 것이 뻔하다'고 썼다.



목회자로서 당연히 할 말이다. 그러나 집안의 어려움은 외면하고 이웃만 내세운다면 집안의 어려움은 누구의 몫인가. 더불어 이웃의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노숙자도 이웃이지만 그로 인한 피해를 입는 자도 이웃이기 때문이다.

노숙자의 문제도 무소불위 권력 밑에서 살지 않는다면 합리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마땅하다. LA시 정부가 길거리에서 천막을 치고 취침을 해도 단속하지 못하는 것은 노숙자의 소송을 당하고 시 정부와 노숙자를 대변한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2007년에 1250유닛의 노숙자 주거시설을 마련할 때까지 법안 집행을 유예한다는 데 합의했기 때문이다.

시 정부가 1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그래서 LA다운타운이 스키드로가 된 것이 아닌가.

최근 가세티 LA시장은 인터뷰에서 "1250개의 노숙자 주거시설이 지어졌고 또 1500개의 유닛도 공사 중으로 합의 사항을 충족시켰다"라면서 "시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임시 노숙자 셸터가 세워질 경우 법을 집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다분히 정치적 발언이다.

그동안 노숙자를 위한 장기적인 정책 수립 없이 잠잠하다가 지금에 와서 15명의 시의원 지역에 의무적으로 한 곳을 선정, 노숙자 셸터를 짓겠다고 급하게 서두르는 이유도 이해할 수 없다.

가세티 시장이 제안한 브리지 홈(각 지역의 노숙자 셸터를 연결) 계획이 LA다운타운 스키드로 노숙자들을 분산시키려는 의도와 맞물려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15일 LA타임스는 LA시의회가 2019년 상반기 대형 주택 및 주상복합 건물 건축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다운타운 2040(DTLA 2040)' 개발 프로젝트 안건을 표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노숙자 지원단체는 이 개발계획을 실행하려면 LA다운타운 스키드로에 거주하는 노숙자들이 쫓겨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 대안 중 하나가 LA다운타운과 가까운 한인타운이 표적이 되었다고 보는 견해다. 그렇지 않다면 청문회도 없이 굳이 왜 한인타운 3곳을 찍어 말하는가.

한마디로 몇몇 정치인의 술책이 아니고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KCC를 중심으로 한인타운 노숙자 셸터를 저지하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이다. 무작정 한인타운만은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한인타운을 포함한 10지구 전체를 놓고 노숙자 셸터 가능 지역을 선정, 공청회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 정하자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인사회가 우려하는 것은 시정부가 노숙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직도 길거리에 천막을 치고 취침하는 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시정부가 무슨 수로 노숙자 셸터를 관리하겠다는 것인가.

오늘의 시 행정은 시민의 의중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고, 억압으로 정책을 집행하려는 것을 보면서 시민들이 분노하는 것이 아닌가. 많은 한인들이 분노하는 것도 노숙자만 아니라 피해를 입을 그들도 우리 이웃이기 때문이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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