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망에 맨바닥…가축 우리 같은 곳"
정부, 불체자 격리시설 공개
텍사스주 맥앨런의 '우슬라'
NBC "청소년 수백 명 갇혀"
기소되면 부모 자식 생이별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을 이루는 리오그란데 강 어귀에서 90여마일 떨어진 상류에 자리잡은 이 도시에 미국 사회의 뜨거운 이슈가 된 불법이민자 격리시설이 있다고 NBC.CNN 등 방송이 18일 전했다.
국토안보부(DHS)는 불법이민자 부모와 아동을 격리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정책이 인권단체와 여야 의원, 전.현 영부인 등 각계로부터 잇따라 질타를 받는 가운데 시설 일부를 방송에 공개했다.
다만, 수용자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사진.영상 촬영을 금지했다. 대신 국토안보부 산하 주무기관인 세관국경보호국(CBP) 측이 언론에 사진을 제공했다.
국토안보부 관리들이 '우슬라'라고 부르는 이 수용시설은 불법 이민자를 전원 기소하는 정책이 지난달 7일부터 시행되면서 수용자가 부쩍 늘었다. 보호시설 수용자 중에는 아동과 미성년자도 상당수다.
NBC 방송은 "수백 명의 어린 이민자들이 철망 안에 갇혀 있다. 가축 사육용 우리처럼 보이기도 하고 야구 연습용 배팅 케이지처럼 보이기도 한다"면서 "이곳이 트럼프 행정부 이민정책의 진앙"이라고 전했다.
지난달부터 불법 이민 부모-아동 격리 지침에 따라 텍사스 남부 리오그란데 강 주변 지역에서만 1174명의 아동이 격리됐는데 상당수가 맥앨런의 수용시설로 보내졌다고 한다.
마누엘 파티야 세관국경보호국 책임자는 "여기서 대기하던 아이들은 보건복지부가 운용하는 시설로 옮겨진다. 부모들은 기소된 이후 연방법원의 재판을 기다리기 위해 별도의 구금시설로 이송된다"고 말했다.
부모와 아동의 '생이별'이 이뤄지는 곳이라는 의미다.
파디야는 그러나 "아이들이든, 어른이든 이곳에서는 72시간 이상 수용자를 구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미처리' 상태인 불법 이민자의 임시보호시설인 셈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HHS)가 운용하는 아동 보호시설도 이미 상당수 차 있는 상태여서 수용자를 받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NBC 뉴스는 지적했다.
CNN은 "맥앨런의 보호시설에서 7일 넘게 구금돼 있었다는 청소년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세관국경보호국 측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맥앨런 수용시설에 기거하는 이민자들은 콘크리트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잠을 청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맥앨런 보호시설에서 17세 이하 여자아이와 17세 이하 남자아이, 아이가 있는 여성 등을 세분해 수용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 부책임자 존 로페스는 "인력의 절대 부족으로 아직 절반도 채 분류하지 못했다"고 NBC 방송에 털어놨다.
책임자인 파디야는 "5세 미만 아동의 경우 대부분 부모와 함께 지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성년 수용자는 수백 명인데 아동 복지 문제를 전담할 사회복지담당 인력은 단 4명뿐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부모들은 임시 보호시설에서 기소될 경우 재판을 기다리는 구치소로 옮겨지기 때문에 자식과 이별하게 된다.
부모들은 이때 떼어낼 수 있는 종이 형태로 된 쪽지를 받는다고 한다. '운명의 시트'로 불리는 것으로 여기에는 나중에 아이들을 어디서 찾게 될지 등을 안내하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NBC 뉴스는 전했다.
세관국경보호국 측은 부모가 불법 이민 혐의로 재판을 받고 나면 콜센터 등을 통해 아이들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 온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CNN에 "한 여성이 구금시설 안에서 어떻게 딸을 찾을지 모르겠다고 울부짖는 모습을 봤다"며 트럼프 행정부 이민정책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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