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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주위의 격려가 큰힘 됩니다"

방글라 주민의회 구획 저지
'숨은 공신' 한타지킴이 연대
카톡방서 울분·답답함 공감
생면부지 60여명 의기투합
우편투표 신청 3만 명 이끌어

'리틀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구역 획정안' 반대 운동의 동참 열기가 뜨겁다.

LA한인회와 한미연합회가 기둥 역할을 했지만 숨은 공신들은 일반 한인들의 모임인 '한타지킴이 시민연대'다. 이들이 불철주야 발로 뛴 덕에 우편투표 신청에 3만 명이 넘는 한인이 참여했다. 이들 시민연대는 그동안 표출되지 않았던 한인사회의 저력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인타운의 시민 영웅으로 떠오른 헬렌 김 대표와 이정화, 새라 리, 팀 정 리, 스티븐 곽 등 회원들을 14일 만났다.

-언제부터 활동을 시작했나.

"5월 7일 한인회관에서 한인회 주최로 한인단체 연합 대책모임을 갖고 같은 날 저녁 윌셔주민의회 모임을 하면서 카카오톡 단톡방(단체 카톡방)이 마련됐다. 처음에는 노숙자 셸터 문제도 함께 논의했으나 이후 자연스럽게 두 개의 방으로 나뉘어 활동해 왔다."

-현재 회원 수는.

"각 마켓 등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분들이 모여 만든 카톡방에만 61명이 가입해 있다. 실제 활동 인원은 이보다 훨씬 많다. 임원진은 10여 명이다."

-서로 예전에 알고 지냈나.

"어느 누구 하나 이번 사태 발생 전에 만난 적이 없다. 혁명적 만남이라고 하고 싶다. 서로 같은 울분과 답답함을 느꼈고 나라도 나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로 뭉친 사람들이다. 길거리에서 비를 맞으며 우편투표 신청서를 나눠주는 등 서로 발로 뛰며 더 가까워졌다. 이제는 오프라인에서도 자주 만난다."

-활동에 필요한 자금은 어떻게 조달했나.

"한인회에서 전단지와 배너 같은 우편투표 신청에 필요한 물품, 점심 등을 지원받았고 그외에 소소하게 들어가는 경비는 모두 자비로 부담했다. 최근에는 성금을 접수하고 있는데 5000달러 넘게 모였다. 이 성금은 투표 당일 필요한 간식과 음료수 제공 등에 쓰일 예정이다."

-투표일이 19일이다. 결과를 어떻게 전망하나.

"열심히 뛰었지만 아직도 불안하다. 방글라 커뮤니티는 단결력이 강하고 투표에 적극적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기더라도 아주 큰 표차로 이겨야 한다. 한인사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모두가 각성하고 일어나야 한다. 목소리를 내고 참여하는 길 만이 나를, 그리고 우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투표가 끝난 뒤에 시민연대는 어떻게 되나.

"이제부터 시작이다. 앞으로 유권자 등록운동을 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남가주에서 50만 명의 한인을 유권자로 등록시키는 목표를 갖고 뛰어보자는 의견도 벌써 나왔다."

-그동안 활동하면서 아쉬웠던 점, 보람을 꼽으라면.

"직접 참여하지는 않고 손가락질만 하는 한인이 적지 않아 힘 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한인사회의 밝은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정말 보람된 일이다. 우편투표 신청서 접수 현장을 찾아와 어떻게 하면 되느냐며 열의를 보이는 모습은 가슴 뭉클했다. 사리사욕 없이 정의감에 불타는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수고하고 고생한다며 빵이나 커피를 사주며 가시는 뒷모습에 울컥하며 각오를 다잡기도 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참여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앞으로 한인들이 각자 살고 있는 지역의 주민의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관심 있게 지켜봤으면 좋겠다. 참여는 우리의 존재를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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