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방문객
요양병원 건물에 저녁이 물들고 있다밤이 오는 것을 거부라도 하는 듯
사람들은 모두 등을 돌리고
머리를 곱게 빗어내린 어머니
발목은 더 야위고 손톱은 웃자랐다
접고 접힌 외로움 대신
집에 가고 싶다, 울먹이신다
걸어서는 돌아갈 수 없는 당신의 집
봄꽃 피는 소리 잠시 온 방에 퍼지고
공허하게 늘어 놓는 자식 자랑,
당신 부탁하는 촌지 같아
목울대가 흔들린다
어둠이 내리는 방
손을 잡아도 손을 놓아도
헤어짐은 끝나지 않는다 기어코
등을 돌려야 작별은 끝이 난다
잠들어 가는 요양병동
아직 잠들지 못한 당신
임혜숙[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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