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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반전 또 반전' 숨가쁜 3개월

특사 방문서 회담 만남까지

3월 정의용 실장 방북 직후
백악관서 김정일 친서 전달
트럼프 "5월 만남" 깜짝발표
정작 5월에는 회담 전격 취소
1일 김정은 친서로 관계 복원


은둔의 지도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은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한 순간들이 이어진 반전의 연속이었다.

세기의 담판이라 불리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시작은 지난 3월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등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 자격을 평양을 방문하면서부터다.

정 실장은 방북 직후인 3월 6일 김 위원장을 만난 결과를 발표하며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3월 9일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을 접견하며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이후 정 실장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영구적인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5월까지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장면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역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였다.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당시 지명자 신분으로 3월 31일부터 이틀 동안 비밀방북, 김 위원장을 만났다. 지난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이 방북,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회동한 후 18년 만에 이뤄진 북미 최고위급 회동이었다.

역사적인 4·27 남북정상회담이 끝나고 김 위원장은 5월 7~8일 중국을 방문, 지난 3월 25일에 이어 두 번째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다. 이후 폼페이오 장관은 5월 9일 다시 방북, 억류돼있던 미국인 3명과 함께 귀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억류자 귀환을 환영하며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도 5월 12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선언하면서 북미 대화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하지만 이후 북한은 남북 고위급회담을 취소했고,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며 다가오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북미는 냉각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불을 붙였다. 그는 5월 24일 리비아식 비핵화 언급에 대해 "미국이 지금까지 체험하지 못했고 상상도 하지 못한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북미는 얼어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식이 이뤄진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공개서한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세계를 놀라게 했던 깜짝 발표에 이은 또 다른 충격이었다. 이에 북미회담은 무산되는 듯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취소한 다음 날인 5월 25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이후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며 북미 정상회담은 복원됐다.

인민복을 입은 김 위원장은 10일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자신의 전용기 '참매1호'가 아닌 시진핑 주석의 전용기인 중국 민항기 에어차이나 여객기를 타고 도착했다. 여섯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도 파야레바르 공군기지에 내렸다. 570m를 사이에 두고 이틀 밤을 보낸 두 정상은 마침내 12일 오전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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