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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주차장 '캠핑'을 아십니까

월마트 박물관 (Walmart Museum)

지난해 여름 알래스카를 육로로 올라가기 위한 출발지 캐나다 밴쿠버를 방문했다. RV를 운전해 알래스카로 가는 여정은 캐나다 북부 내륙지방의 전설적인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지나야 하는 먼길이다. 알래스카 RV 여행은 모험가들이 꿈꾸는 최고의 여행이다. RV는 거주하면서 이동하는 차로 살림도구를 장착하고 다니느라 무겁고 제약이 많다.

직접 RV를 운전해 육로를 통해 알래스카를 다녀온 경험자의 조언이 절대적인데 중앙일보 밴쿠버 지사의 후배를 통해 수소문을 해도 만날 수 없었다. 캐나다 북극지방으로 가는 거점 도시인 프린스 조지를 경유해 알래스카 도슨 크릭까지 노던로키산맥을 넘어 운전했다. 500마일의 대장정이었다.

노던로키산맥을 넘는 산길도 만만치 않았지만 오지에서도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경이로웠다. 밴쿠버에서 출발한 지 이틀 만에 도슨 크릭에 도착했다. 관광 안내소를 찾아 정보를 받았다.

캠핑장도 마땅치 않고 비싸 도슨 크릭 월마트를 찾았다. 여행지의 월마트는 RV차의 밤샘주차를 허용하는 곳이 꽤 있다.

알래스카에서 들어오는 RV여행객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했다. 먼지를 뒤집어쓴 많은 RV들이 드라이 캠핑을 하고 있었다. 알래스카에서 막 도착한 사람에게 델타 정션까지 1680마일 알래스카 하이웨이 구간의 캠핑장 현황, 주유소, 도로상태 등 생생한 정보를 얻고 궁금증을 해결했다.

내가 살던 캘리포니아 벤투라 카운티나 LA 등 대도시에는 월마트가 많지 않다. 사실 RV 여행을 하기 전에는 월마트에 들어가 본적이 없어 생소한 곳이었다. 그러나 미국 전국 시골, 중소 도시를 돌아다니다 보니 곳곳에 백화점식 월마트가 있었다. 지금도 장거리 이동을 하고 다음날 일찍 다시 이동을 해야 할 때면 월마트를 찾아 캠핑을 하기도 한다. 게다가 여행에 필요한 음식이나 캠핌용품 등 구입하기 쉬워 자주 들르는 장소가 됐다.

지난달 미주리주 캔자스시티를 출발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고향 아칸소주 리틀락으로 가는 길에 월마트 박물관이 있는 벤톤빌을 경유했다. 사실 이곳은 대중적인 여행코스가 아니라서 마음먹지 않으면 가기 쉽지 않은 곳이다. 인구 5000 명의 벤톤빌에는 작은 마을에 어울리지 않게 고급 승용차들이 즐비하고 월마트에 납품하는 대기업들의 간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벤톤빌은 세계최대 공룡기업 월마트를 위한 도시였다. 1962년 월마트 창업자 샘 월턴은 아칸소 주 뉴포트에서 잡화점을 시작했다. 지금의 벤톤빌로 옮겨 가게를 키워 오늘의 월마트를 만들었다. 월마트 1호점이었던 곳에는 박물관이 있고 1990년부터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기업의 발전상과 창업자 샘 윌턴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는 기념관 형식이다.

월마트는 저가 전략으로 저소득층 소비자들로부터의 매출에 의존하면서 낮은 마진과 저비용을 장점으로 한다. 하지만 부담요인들이 종업원에 돌아가는 구조와 공급업체에 대한 과도한 영향력이 비판을 받고 있고 주변의 작은 비즈니스를 죽이는 좋지 않은 기업 이미지도 있다.

월마트는 아마존의 영향으로 인터넷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RV로 미국여행을 하면서 월마트에서 신세를 져야할 것 같다.


신현식 기자의 대륙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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