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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돕고 손흥민 쐈다…한국 2 - 0 온두라스

해결사 손흥민 후반 15분 선제골
A매치 데뷔 문선민 막판 쐐기골

한국 축구가 새로운 공격 루트를 찾았다. 16일 앞으로 다가온 러시아 월드컵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축구대표팀(FIFA랭킹 61위)과 온두라스(59위)의 평가전. A매치 데뷔전에 나선 이승우(20·베로나)가 후반 15분 볼을 가로챈 뒤 손흥민(26·토트넘)에게 가볍게 찔러줬다. 이승우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골문까지 20m 떨어진 아크 부근에서 날렵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마치 친동생을 바라보듯 애정어린 눈빛으로 이승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한국은 후반 28분 문선민(26·인천)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온두라스를 2-0으로 꺾었다.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멕시코와 맞붙는다. 이날 '가상 스파링 파트너'인 온두라스를 맞아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친 끝에 완승을 거뒀다. 북중미의 온두라스는 멕시코처럼 체격은 작지만 기동력 넘치는 플레이를 펼친다. 한국은 전반엔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골문을 향한 유효슈팅이 단 1개에 불과했다. 온두라스가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승우의 존재를 확인한 게 소득이었다. 이승우는 1m70cm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한박자 빨리 돌아서서 드리블을 했다. 싸움닭처럼 패기 넘치는 플레이도 돋보였다. 키가 10cm 이상 더 큰 상대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면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적극적으로 공격과 수비를 펼쳤다"고 칭찬했다. 이승우가 활발하게 움직이자 후반전에 손흥민이 터졌다. 4-4-2 포메이션을 꺼내든 신 감독은 이날 투톱 공격수로 손흥민과 황희찬(잘츠부르크)를 기용했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이 허리통증으로 결장한 가운데 손흥민이 처음으로 주장을 맡았다. 결국 올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에서 18골을 터트린 손흥민이 대표팀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손흥민과 이승우는 한국 축구의 '돌연변이'다. 손흥민이 고교를 중퇴하고 독일 함부르크로 건너간 건 잘 알려진 일화다. 이승우도 13세이던 2011년 스페인으로 건너가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 입단했다. 자유분방한 환경 속에서 성장한 두 선수는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축구를 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승우는 민첩하고 적극적인 플레이로 공격의 출발점 역할을 해냈다. 주전으로 나설 경우 손흥민에게 쏠린 공격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다"고 칭찬했다.

문선민은 A매치 첫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트렸다. 스웨덴 프로축구에서 뛰었던 문선민은 이날 활약을 펼친 덕분에 러시아행 최종 엔트리 23명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 다음달 1일 오후 8시 전주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41위)와 또 한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는 이탈리아 AS로마 공격수 에딘 제코(32)와 유벤투스 미드필더 미라렘 퍄니치(28)가 포함된 유럽의 강호다. 월드컵 1차전에서 맞대결하는 스웨덴의 가상상대다. 대표팀은 6월2일 최종엔트리 23명을 확정한 뒤 다음날 훈련 캠프인 오스트리아로 떠난다.


박린·김지한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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