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학생 총기 난사…10명 사망
18일 오전 텍사스 소도시 산타페 고교서
교실 난입해 무차별 총격…부상자도 10명
인근서 화염병, 파이프 폭탄 등 다수 발견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남동쪽으로 35마일가량 떨어진 인구 1만3000명의 소도시 산타페에 있는 산타페 고교에서 18일 오전 7시45분(현지시간)쯤 총격이 발생해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당했다.
그렉 애봇 주지사는 이날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학교 남학생 17세 디미트리오스 파구르치스(사진)가 샷건(산탄총)과 38구경 리볼버 권총으로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총격을 가해 학생 9명과 교사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관 2명을 포함한 부상자들은 인근 도시인 웹스터.갤버스턴 등의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AP통신과 CNN 등이 학생들의 진술을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1교시 수업이 시작될 무렵 학교에 화재경보기가 울려 학생들이 교실 밖으로 나왔으며 파구르치스는 미술 교실에 들어가 샷건을 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구르치스가 사용한 총기들은 모두 총기 소지 허가를 보유한 그의 아버지의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직후 현장에는 경찰과 연방수사국(FBI), 알코올.담배.총기.폭발물단속국(ATF) 요원들이 수십 명 출동해 파구르치스와 대치하다 그를 현장에서 체포했으며, 두 번째 용의자로 의심되는 18세 남성도 붙잡아 조사 중이다.
AP통신은 파구르치스가 애초 자살하려고 했으나 "용기가 나지 않아" 경찰에 투항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파구르치스도 경찰과 대치 중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학교 주변과 범인의 집을 수색한 결과 현장 인근에서 화염병과 파이프 폭탄, 압력솥 등 다수의 폭발장치들이 발견돼 범인이 총격 외에 폭발을 통한 대량 살상도 계획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학생들의 진술에 따르면, 파구르치스는 평소 총기에 관심을 보였으며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파구르치스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본투킬(Born to Kill)'이라고 쓰인 티셔츠 사진을 올린 것 외에는 평소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느낀 점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날 참극은 17명이 사망한 지난 2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격 사건 이후 3개월여 만이며,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22번째 학교 내 총격 사건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소식을 듣고 "오늘은 매우 슬픈 날"이라며 "우리 학생과 학교를 지키고 위협을 가하는 자들에게서 무기를 빼앗기 위해 우리 권한이 허용하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은 이날 모든 공공기관 건물과 군사시설, 해외 공관 등에 오는 22일까지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한편, 아직 피해자들의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한인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휴스턴총영사관은 이날 "지금까지 한인 학생 또는 주민 피해는 확인된 게 없다"고 밝혔다.
사건이 난 산타페 지역에는 한인이 거의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국교육통계센터(NCES)의 2015년 자료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의 80%가 백인이고 17%가 히스패닉으로 구성돼 있어 아시안 학생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447명이 재학 중인 산타페 고교는 20일 학교 강당에서 졸업식을 거행할 예정이었다.
박기수 기자 park.kiso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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