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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셸터 가느니 길에서 자겠다"

노숙자도 꺼리는 '홈리스 셸터'
쥐·벼룩·바퀴벌레 들끓어
60곳 중 25곳 위생 관리 열악
33곳 정원 미달 침대 남아돌아

셸터가 생기면 노숙자 문제가 해결될까. LA카운티 지역의 노숙자 셸터 관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9일 공영 라디오 방송 KPCC는 매일밤 4만3000여명의 노숙자가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것을 언급하며 '그럼에도 LA지역의 홈리스 셸터에는 왜 매일 밤마다 빈 침대가 많을까'라는 제목으로 셸터 관리의 허술함을 보도했다. 셸터에 있는 아늑한 침대를 이용해도 되는데 노숙자들이 길거리에서 계속 생활하는 이유를 꼬집은 것이다.

KPCC는 LA노숙자관리국(LAHSA)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대부분의 노숙자 셸터에는 쥐 바퀴벌레 벼룩 등의 문제가 심각해 거주 환경이 상당히 열악하며 심지어 노숙자들도 꺼릴 정도"라고 보도했다.

LAHSA는 지난해 LA인근 노숙자 셸터중 60곳을 선정해 위생 관리 및 공실률을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셸터(33곳)가 노숙자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즉 침대가 남아 빈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또 셸터 중 25곳은 운영 방침이나 위생 관리가 정해진 기준에도 못 미치며 상당히 열악한 환경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숙자 크레이그 애슬린씨는 셸터 환경에 대해 "매우 열악하며 벼룩 때문에 너무 고생을 했었다"며 "차라리 길거리에서 텐트를 치고 사는 게 훨씬 더 편하고 위생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보건 당국은 LA인근 H셸터를 조사한 결과 바퀴벌레 벼룩은 물론이고 화장실 문제 등 총 17건의 위반 행위를 적발했다.

그렇다고 상황이 변한 건 없다. 보건 당국은 해당 셸터에 경고문이나 시정 명령 편지를 보냈지만 셸터는 폐쇄되지 않고 그대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셸터에 대한 정부의 관리가 허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안전 문제도 심각하다. 셸터 내에서 노숙자간의 폭행 괴롭힘 등으로 피해를 입는 사례도 많다.

노숙자 로레나 테일러씨는 "목 수술 후 요양을 위해 샌타모니카 지역의 한 셸터를 찾아갔는데 거기서 폭행과 괴롭힘 등에 시달려 그곳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노숙자 셀터는 '안전'이라는 개념이 전혀 없는 곳"이라고 전했다.

이는 통계로도 입증된다. 한 예로 LA경찰국(LAPD)가 신고를 받고 LA다운타운내 V셸터로 출동한 것은 총 197번(2017년 1월~2018년 4월)이었다. 한 셸터에 매달 12번 이상 경관이 출동한 셈이다.

KPCC는 "이는 노숙자 지원을 위해 지난해 통과시킨 '주민발의안 H'을 통해 확보한 기금이 효율적으로 쓰이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며 "셸터들이 공공의 돈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공공을 위한 책임은 등한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주민발의안 H는 노숙자 지원기금마련을 위해 카운티 판매세를 0.25% 인상한 것으로 연간 3억5500만 달러의 재정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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