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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못참겠다" 한인들 거리로 나왔다

6일 오후 300여명 반대 시위
한인회장 '지지 의사' 공식사과
"조직적·체계적 대처 필요"

LA시의 일방적인 한인타운 홈리스 셸터 지정에 반대하는 한인들의 시위가 6일 오후 2시 버몬트와 윌셔 불러바드가 만나는 북동쪽 코너에서 열렸다.

이날 시위에는 300여 명의 한인과 인근 주민이 모였고 한인사회 언론은 물론 주류사회에서도 ABC7 뉴스와 CBS 계열 라디오 방송국인 KNX 1070 등이 나와 취재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시위 참석자들은 이날 한목소리로 홈리스 셸터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왜 그곳이 한인타운 한복판이어야 하며 또 그 같은 결정 과정에서 한인사회나 인근 주민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은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서 처음 마이크를 잡은 한미연합회 사무국장을 지낸 그레이스 유 변호사는 "우리가 오늘 이곳에 모인 이유는 노숙자 셸터를 무조건 반대만 하기 위함이 아니고 가장 적합한 장소를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선정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함"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로널드 김 변호사는 "에릭 가세티 LA시장과 허브 웨슨 LA시의회 의장이 한인타운에 홈리스 셸터로 지정한 곳(682 S. Vermont Ave.)은 버몬트/윌셔 지하철역과 0.5마일도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지하철을 이용해 더 많은 노숙자가 한인타운에 몰려들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 변호사는 또 "셸터 예정 지역을 중심으로 1마일 거리 안에 모두 5개의 초중고교가 위치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더 안전한 장소에 홈리스 셸터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다른 2곳에 홈리스 셸터를 지을 더 좋은 장소가 있다고 사진과 함께 해당 지역을 소개하기도 했다.

방준영 한미연합회(KAC) 사무국장은 "하나로 뭉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월요일(오늘.7일) 오후 6시 피오피코 도서관에서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회의가 열리니 많은 분이 참석하고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 사무국장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며 가세티 시장과 웨슨 시의장을 한인사회에서 더 압박하는 행동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는 일반 한인들의 주도로 지난주 금요일 일정이 갑자기 잡혔으며 이때부터 시위 당일인 일요일 오후까지 주요 한인 웹사이트와 SNS 카카오톡 등을 통해 급속히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LA한인회와 LA한인상공회의소 임원진이 참여했으나 시위를 주도하진 못했다.

심지어 로라 전 LA한인회장은 이날 세 번째 순서로 마이크를 잡고 의견을 밝히려 했으나 일부 참석자들이 "사죄부터 해라" "내려가라"며 강력히 반발해 일단 내려가기도 했다. 얼마 후 다시 마이크를 잡은 로라 전 회장은 "이유 불문하고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위와 관련해 한 참석자는 "기존 한인단체가 아니라 풀뿌리 운동처럼 일반 한인이 중심이 돼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인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그러나 연속성과 일관성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도부가 구성되어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오늘 오후 6시 피오피코 도서관에서 열리는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 모임에서는 홈리스 셸터 문제와 '리틀 방글라데시' 문제가 집중 거론될 전망이다.


김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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