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 판문점서 만나나
트럼프 "3국보다 대표성 있지 않나" 트윗
문 대통령과 논의…3자 회담 가능성 커져
<관계기사 한국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 트위터 게시글에서 "회담 장소로 수많은 나라들이 고려되고 있는데, 남북한의 경계선에 있는 평화의집·자유의집이 제3국보다 더 대표성이 있고 중요하며 오래 보존될 장소가 아닐까"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 번 물어보는 것"이라고 하며 여론의 반응을 살폈다.
판문점 평화의집은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한 곳이다. 자유의집은 평화의집에서 북동쪽으로 130 떨어져 있는 남북 간 연락업무를 수행하는 곳이다.
북.미 정상회담 장소는 그 동안 스위스 제네바, 싱가포르, 몽골 울란바토르, 스웨덴 스톡홀름, 괌 등이 고려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백악관 정상회담 직후 공동회견에서 "두 곳으로 압축됐다"고 해 싱가포르와 몽골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됐었다.
유럽은 김 위원장 전용기가 가기에 너무 멀고, 괌은 미국령이라 북한 측이 원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거론됐던 평양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에 판문점이 새롭게 강력한 후보지로 부상하게 된 것은 지난주 열린 남북 정상회담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결정짓는 '세기의 회담'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판문점의 상징성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필했을 가능성이 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문 대통령과 통화를 한 뒤 마음을 바꾼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하면서 2~3곳의 후보지를 놓고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30일 백악관에서 개최된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문 대통령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싱가포르도 개최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판문점은 상징성 면에서 초기에 후보지로 거론됐으나 논의 과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그 상징성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의 의미를 줄일 수 있고, 한국 정부의 중재 역할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점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에서 꺼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 등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 대해서 재평가하게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릴 경우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간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박기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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