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아버지'서 성폭행범으로…빌 코스비 유죄평결…
최장 징역 30년형 가능
펜실베이니아주 몽고메리 카운티 배심원단은 26일 재판에서 코스비의 성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고 주요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코스비는 세 건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각각 징역 10년형까지 처할 수 있어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AP통신은 전망했다. 최장 30년형이 내려질 수 있고 고령 등을 감안해 형량이 다소 조절되더라도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할리우드의 인종적 장벽을 뚫고 '국민 아버지'로 불릴 만큼 성공한 코미디언으로 우뚝 섰던 코스비가 결국 말년에는 연쇄 성폭행범으로 낙인찍히며 감옥에서 여생을 보내게 된 것이다. 코스비는 이날 배심원단이 유죄 이유를 읽어내려가는 동안 고개를 떨어트린 채 표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고 재판 참석자들이 전했다. 법원은 선고 때까지는 코스비의 신병을 구속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종적으로 형이 내려지면 수감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비는 과거 인기를 등에 업고 주변 여성들에게 접근해 약이나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하는 수법으로 여러 피해 여성을 농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이 줄잡아 60명이 넘었으나 대부분 사건이 공소시효가 지나 법망을 피해갔다. 그러나 지난 2004년 코스비의 모교인 템플대학 여자농구단 직원이던 안드레아 콘스탄드가 성폭행당한 사건은 지난해 공소시효 만료 직전 검찰의 기소로 법의 심판대에 놓였다. 지난해 6월 배심원단이 결론을 내리지 못해 재판이 심리 무효로 종결됐으나 검찰의 재심 요청으로 이달 초부터 2차 재판이 시작됐다.
지난 2주간 재판에서는 코스비에게 성폭행당한 피해 여성들의 생생한 증언이 쏟아졌다. 피해자들은 한결같이 코스비가 준 약이나 술을 먹고 의식을 잃었으며 어떤 말이나 저항도 할 수 없었다고 울먹였다.
남성 7명 여성 5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이틀간 14시간에 걸쳐 고심을 거듭한 끝에 코스비를 재심에 올린 검찰의 결정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코스비를 기소한 커스텐 페든 검사는 "코스비는 TV에서 보여준 아버지의 지혜로운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코스비는 이번 재판에서 과거 마이클 잭슨의 변호사였던 톰 메세로우 등을 기용해 변론을 펼쳤다. 변호인들은 그가 마녀사냥을 당한 것이며 성관계가 전부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콘스탄드에게 준 알약은 앨러지 치료제 베나드릴이며 약국에서 구입해 그녀에게 긴장을 풀라고 준 것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코스비의 이번 재판은 지난해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 사건 이후 들불처럼 일어난 미투 운동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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