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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트럼프는 마피아 두목"…"병적인 거짓말쟁이, 인간성 결여된 자아의 노예"

곧 출간 회고록서 트럼프 혹평
클린턴엔 '이메일 재수사' 사과

"대통령은 비윤리적이고, 진실이나 전통적 가치에 신경 쓰지 않는다", "그의 리더십은 거래와 같고, 독단적이며, 개인적 충성심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의 내통 의혹을 수사하다 지난해 5월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17일 발간 예정인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충성심에 집착하는 마피아 보스'로 묘사했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언론들은 12일 코미의 회고록 '더 높은 충성심: 진실, 거짓말, 그리고 리더십(A HIGHER LOYALTY:Truth, Lies, and Leadership·사진)'의 요약본을 입수, 책의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미는 이 책에서 2016 대선 당시의 상황과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하며 겪었던 일들을 낱낱이 공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인간성이 결여된 자아의 노예" "병적인 거짓말쟁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책은 진실과 가치에서 눈을 감고 거짓말을 선택했을 때 돌아오는 폐해에 대해 적고 있다"고 평했다.

코미는 책에서 트럼프가 사실이나 법에 대한 믿음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런 트럼프의 리더십은 "미국의 규범과 전통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는 '산불'과 같다"고 적었다.

예를 들면 취임식 전이었던 2017년 1월 초,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백악관 외교·안보 관련 내정자들이 모인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코미가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 상황에 대해 보고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은 거죠?"

그러면서 코미의 보고를 갑자기 끊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다. 자신이 2013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호텔에서 매춘부들과 같이 있었다는 소문을 언급하며 "내가 매춘부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처럼 보이냐"고 흥분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 후에도 여러 차례 이 문제를 이야기하며 FBI가 이 문제를 수사해 소문이 거짓임을 입증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자신이 러시아 여성들에게 침대에 소변을 보라고 요구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나는 결벽증이 있다. 옆 사람이 소변이나 보도록 절대 놔 두질 않는다"라며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충성심에 집착했다. 코미 전 국장은 2017년 1월 2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단둘이 저녁 식사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는 충성심이 필요하다. 충성심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미 국장이 이에 반응하지 않자 식사가 끝난 후 다시 "내가 원하는 것은 충성심"이라고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코미는 악명 높은 마피아 조직 감비노 패밀리의 2인자였던 새미 더 불(본명 새미 그라바노)을 언급하며 "이는 마치 새미 더 불의 조직 입회식 같았다"고 말했다. 새미 더 불은 수많은 살인 사건의 배후 조종으로 기소가 됐으나, 1991년 FBI에 협조해 법정에서 증언하면서 면죄부를 받은 인물이다. 그의 증언으로 조직의 두목이었던 존 가티는 종신형을 선고 받는다.

코미는 또 책에서 처음 트럼프를 만난 순간을 유머러스하게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TV화면으로 볼 때보다 키가 작았고, 얼굴은 약간 오렌지 빛이었다. 두 눈 아래의 살이 밝은 색의 반달 형태여서 태닝 안경을 썼던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코미는 트럼프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진 않았다. 그는 "내가 본 행위는 윤리적 리더십의 기본 규범을 흩트리고 위반한 것이지만 불법이 되진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코미는 논란을 일으킬 만한 대화 내용도 기록했다. 그는 대선을 불과 열흘여 앞둔 2016년 10월 말, 갑자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할 것이라고 발표해 대선 정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코미는 "나는 옳은 일을 하려 했을 뿐"이라고 자신을 변호하면서도 "그녀가 나에게 화를 냈다는 걸 읽은 적이 있는데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적었다.

언론들은 코미의 회고록이 올해 초 저널리스트 마이클 울프가 출간한 '화염과 분노'만큼의 파장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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