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교수 "유니온신학대를 고발한다"
정현경 종신교수 항의 집회
차별 맞선 '아카데믹 미투'
부당한 학내 인권침해 주장
정 교수는 9일 학교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백인 여성 총장과 학장이 내가 하지도 않은 일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부당한 조치를 했다. 이를 공개하고 커뮤니티와 함께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지난해 3월 '생명여성주의와 지구영성' 수업 중 학생 간 발생한 분쟁을 문제 삼아 총장과 학장이 부당한 징계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수업을 듣던 티벳 승려가 한 흑인 여학생의 머리에 붙은 먼지를 떼어줬는데 이 장면을 목격한 백인 여학생이 '허락도 없이 남성이 여성을 만졌다'는 주장을 하며 승려를 비난했다. 학생들과 충분히 대화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일부 학생이 학교 당국에 이를 알리고 내가 하지도 않은 일을 이유로 부당한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학교 측은 야외수업이 진행된 농장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농장에 있던 야외욕조(hot tub)에 들어갔는데 이를 내가 강요해서 그랬다고 왜곡했다. 또 수업을 돕기 위해 왔던 남미계 교수가 수업 중 감정에 복 받쳐 울고 있던 나를 위로하며 가볍게 터치한 것을 내가 마사지를 받았다는 식으로 조작했다"며 "이 모든 것은 내가 하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지난해 8월 정 교수에게 ▶6학기 동안 교육조교를 배정하지 않고 ▶안식년 및 지원금 축소 ▶향후 매년 새 강좌를 만들어 진행하도록 지시하는 등의 징계성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 교수는 "만약 학생이 불평을 했으면 진상 조사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학교 측은 내 이야기를 전혀 듣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결정을 했다"며 "더 큰 문제는 이에 대해 항의나 재심 요청도 불허하고 외부에 공개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진상 확인도 하지 않고 벌을 주고, 아무 말도 못하게 하는 것은 인권침해이자 차별"이라며 "그간 학교에서 벌어진 부정에 항의하는 소신 발언을 하고 재개발 계획이 부당하다고 이야기한 것 등에 본보기성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본다. 그간 교내에 많은 유색인종들이 부당한 처벌을 받은 사례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정 교수를 지지하는 학생들과 동료 교수 등 100여 명도 참석했다. 이들은 "진실을 위해서는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 정 교수는 "신학자이자 교육자로서 침묵하거나 합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학교를 지키기 위해 교내에서 벌어지는 어떠한 차별 행위에도 맞서는 '아카데믹 미투'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는 정 교수의 주장에 대한 유니온신학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답변이 없다.
유니온신학대는 진보 신학의 산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정 교수는 1996년 아시안 여성으로는 최초로 이 대학 종신 교수로 부임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서한서 기자 seo.hanse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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