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시위, 총기협회 압박하나
전례없는 위기 봉착
여론도 계속 악화돼
유대인 로비단체인 미-이스라엘 공공위원회(AIPAC)와 함께 미 정계에 최대 로비 단체로 꼽혀온 NRA는 막강한 영향력만큼이나 그동안 숱한 미국 내 총기사건에 따른 비난 여론에도 요지부동의 철옹성을 구축해왔다.
총기소지권리를 인정한 수정헌법 2조를 내세워 자신과 가족을 보호할 최종적 보호 수단임을 강조하는 한편 후원세력인 공화당을 뒤에 엎고 총기와 관련된 각종 통계나 연구결과 공개를 봉쇄해 총기 규제 움직임을 사전 차단해왔다. 그러나 지난 2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에서 발생한 총기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 여론이 악화하면서 막강한 NRA도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주 말 미전역에서 80여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벌어진 총기 반대 시위를 계기로 NRA의 전통적 위상과 영향력이 쇠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NRA가 의회 로비를 바탕으로 19세기 서부개척시대에나 통용될법한 시대착오적 총기소지 논리를 아직도 고수하고 있다는 비판에다, 총기 규제여론이 최근 미국 사회에 일고 있는 이른바 '미투' 운동 등 인종 및 성차별 반대, 부패 퇴치를 위한 범사회적 운동과 맞물리면서 이전과는 다른 스케일의 저항 움직임에 직면하고 있다.
이번 시위 이전에도 이미 NRA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NRA가 아직도 강력한 단체이기는 하나 예전만 못하며 정계를 상대로 한 로비도 이전처럼 먹혀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이 사회여론을 마냥 무시할 수 없고 특히 총기 규제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젊은 유권자들이 NRA를 낡은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체적으로 총기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주들도 늘어나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하와이가 주 단위 총기 규제 움직임을 선도하고 있으며 이들 주에서는 NRA 등의 로비가 전혀 먹혀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해온 NRA가 시대의 물결 속에 쇠락의 길로 들어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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