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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공유합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미국에 살고 있는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한인들이 공감하고 추천하는 책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이번에는 보잉사 수석 시스템 엔지니어이자 라번대 겸임교수인 손국락씨가 책을 공유했습니다.

삶이 문득 지루하게 여겨질 때가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 매일 반복되는 일이 구태의연하고, 현재의 상황이 감옥 같다는 느낌이 들면, 잠시 모든 것을 접어두고 떠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이럴 때면 만사를 제쳐놓고 나서야 한다.

여행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기차여행은 낭만적이다. 기차여행은 우리에게 삶의 경계선을 넘어서는 해방감을 제공한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삶 속에서 편안함을 안겨주는 '파란집'을 찾아 기차여행을 떠난다. 자리에서 일어나 떠난다는 것이 얼마나 용기있는 행동일까. 그것은, 먼 여행을 떠나 지금의 자기가 아닌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기 위해서다. 그러면, 내 영혼의 창이 열리면서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들이 하나씩 풀려나는 듯하다. 나날의 과제도 고민도 사라져버리는 듯한 시간과 공간의 여행, 이 모든 것들이 창밖의 풍경과 더불어 순식간에 정화된다.

그러나, 열심히 달려와 자신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어린 시절이 머물러 있을 '파란집'에 도착했을 때에는 공허감만이 에워싸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모든 것들이 낯설고, 이방인이 된 자신, 그리고 어린 시절은 단지 아름다운 추억 속에서 미화된 '파란집'이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그렇지만, 이 같은 공허감을 만나기에 현실에서 맞닥뜨린 외로움과 단절감은 치유될 수 있는 것이다. 그곳은 단지 우리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우리의 판타지를 놓아둔 공간임을 도착 후에 깨닫는 것이다. 또한, 그곳은 영혼의 떨림을 따라 열심히 달려와 자신을 치유하는 시간과 공간임을 깨닫는다. 그러기에, 야간열차는 인생이라는 여정을 의미하는 메타포이다.

나는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떠올리며 다시 책상 가에 앉는다. 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나의 쉴 곳은 바로 여기이며, 내 삶의 행복은 이곳에서 얻는 것이라고.
파스칼 메르시어(본명은 페터 비에르)는 스위스 베른에서 출생하여, 하이델베르크에서 철학, 고전문헌학, 인도학, 영어학을 전공한 후,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언어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인간의 정신세계, 철학적 인식의 문제, 언어철학 등 폭넓은 인문학 분야를 아우르며 연구 및 저술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그의 대표작인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읽은 후, 자신 앞에 놓인 생을 그대로 살 것인지, 그게 정말 원하는 것인지를 매 순간 고민하면서, 의무감이라는 십자가를 지고 허덕이며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손국락· 보잉사 라번대 겸임교수>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건가?’라는 작가의 물음에서 시작된다. 일상이 낯설어진 한 남자의 갑작스런 일탈을 통해 숨겨진 인생의 오묘함을 깨닫고 인간 내면의 내면을 들여다 본다.
독일 김나지움(고등학교)에서 고전문헌학을 가르치는 교사인 주인공 라이문트 그레고리우스의 삶은 단조롭고 경직되어 있다. 그런 그가 생애 최초로 일탈을 감행한다. 출근길에 만난 낯선 여인의 자살 시도를 그는 몸을 던져 막는다. 놀랍게도 여인은 그레고리우스의 이마에 숫자를 적고, 모국어를 묻자 ‘포르투게스’라고만 대답한다. 그 단어의 독특한 울림에 이끌린 주인공은 우연히 포르투갈 작가, 아마데우 드 프라두의 ‘언어의 연금술사’를 우연히 손에 넣게 되고, 아마데우의 행적을 쫓아 리스본으로 향하는 열차에 몸을 싣는다. 그렇게 아무런 계획 없이 5주간의 여행이 시작된다.

책은 두 번이나 칸국제영화상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던 빌 어거스트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 2013년에 개봉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책과 영화를 모두 본 이들은 두 콘텐츠가 포커스하고 있는 인물들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스토리지만 와 닿는 느낌에 차이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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