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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 스토리] 미국 와인 산업의 현재와 미래

미국에는 과연 몇 개의 와이너리가 있고, 1년에 주당들이 마시는 와인은 얼마나 될까. 또 외국에서 수입되는 와인과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얼마나 될까. 나 자신이 와인을 좋아하면서도 미국 와인 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본 적은 없다. 하지만 문득 이런 궁금점을 해소하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해본 결과 아주 재미난 내용이 많았고 와인에 대한 흥미가 더욱 커졌다. 와인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통계를 통해 와인에 대해 더욱 친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오늘은 미국의 와인 산업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기로 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와인은 과연 얼마나 될까. '와인스 앤 바인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와인은 무려 627억 달러에 달한다. 한화로 따지면 약 70조원 규모다. 한국 예산과 비교하면 얼마나 어마어마한 양인지 쉽게 알 수 있다. 2018년 한국 예산이 400조5000억원이므로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와인은 한국 예산의 6분이 1이 넘는다. 이중 미국에서 생산된 와인은 418억 달러, 수입 와인이 209억 달러로, 국내 생산 와인이 수입 와인보다 2배 정도 많았다. 미국 내 와인 매출액 627억 달러는 전년보다 3% 증가한 것이며, 이중 국내 생산 와인은 2% 성장한 반면 수입 와인의 매출은 5%로 두 배 반이나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수입 와인의 성장세가 거세지면서 연방정부는 '양조현대화 세금특례' 규정을 제정, 와이너리당 연 평균 수천 달러의 세제 혜택을 주면서 와인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와인 판매량을 조금 더 세분화해서 살펴보면 지난해 9리터짜리(750ml 12병) 4억300만 케이스가 판매돼 전년보다 1.3% 증가했고, 이중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된 와인이 9리터짜리 2억6800만 케이스로 전체의 6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수입 와인으로 9리터짜리 1억4000만 케이스가 팔려 전체의 26%를 차지했고, 캘리포니아 외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이 9리터짜리 3100만 케이스로 8%를 점했다. 즉 지난해 미국 내 와인 판매액은 2016년보다 3% 증가한 반면 와인량은 1.3% 늘어났으며 이는 와인 가격이 전년보다 상승한 것을 의미한다. 특히 미국 내 와인 판매량은 지난해 증가량이 전년 2.6%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이는 25년째 연속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미국 내 와이너리가 많은 5개주는 어디일까. 캘리포니아가 단연 1등인 것은 누구나 알지만 놀랍게도 뉴욕주도 상위 5개주에 포함됐다. 지난해 미국 내 전체 와이너리는 9654개로 전년 9091개에서 9% 증가했다. 이 정도라면 급증이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캘리포니아주는 4392개로 거의 50%에 육박했고, 바로 윗쪽의 오리건주가 774개, 워싱턴주가 772개로 막상막하였다. 그리고 뉴욕주가 395개, 텍사스주가 391개로 거의 엇비슷했다. 뉴욕주에 이렇게 와이너리가 많은 만큼, 뉴욕-뉴저지 한인들에는 이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기에 유리한 셈이다. 미국에 1만 개에 육박하는 와이너리가 있지만 지난해는 포도 작황 부진으로 수출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미국 와이너리의 수출량은 9리터짜리 4000만케이스, 수출액은 14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와인은 어디에서 주로 판매될까. 흔히 미국의 식음료품 판매 경로를 설명할 때 OFF-PREMISE, ON-PREMISE라는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단어를 많이 볼 수 있다. 쉽게 설명하면 OFF-PREMISE는 일반 소매점을 의미하며 ON-PREMISE는 술집이나 레스토랑 등을 의미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와인의 78%는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됐고 술집이나 레스토랑에서 판매된 양은 20%, 와이너리에서 직접 판매한 양은 2%에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미국 내 와인 일반 소매점은 모두 19만2000개로, 이곳에서 판매된 와인의 평균 가격은 10달러였으나 15달러에서 19.99달러의 와인은 두 자리 수 증가한 반면, 8달러 이하 와인의 판매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 와인 소매점에서 팔린 와인 중 55%가 한 병당 8달러 이하의 와인이었다. 술집이나 식당에서 판매된 와인 1병의 평균 가격은 40달러로, 일반 소매점보다 4배나 비쌌다.

미 전역에 37만3000개로 집계된 술집이나 식당의 와인 판매량은 1.3%, 판매액은 1.9% 증가했으며 와인은 위스키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와이너리에서 우편이나 온라인 등을 통해 판매하는 양은 극히 적었다. 와이너리에서 직접 판매한 와인량은 9리터짜리 578만 케이스, 판매액은 27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이는 2016년보다 15.5% 급증한 것이다. 와인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와이너리 직접 판매, 특히 온라인 판매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이다. 전체 시장의 2%에 불과하므로 앞으로 10%로만 성장해도, 5배나 커지고 판매액으로는 135억 달러에 달한다. 바로 여기서 비즈니스 기회가 보이는 것 같다.

물론 대규모 온라인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해 대부분을 차지하겠지만, 그래도 와인 온라인 판매는 시장이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해 몸집 작은 업체들도 성장 가능성이 큰 것 같다. 와인도 즐기고 돈도 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번개처럼 머리를 스쳤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술은 무엇일까. 미국 성인 중 술을 마시는 사람이 76%,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 24%이며, 미국 성인의 40%가 와인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이 가장 많이 마시는 술이 와인인 것이다. 연령별로 와인을 가장 즐기는 세대는 올해 53세에서 71세인 베이비부머 세대로 37%가 와인을 마시며, 그 다음 와인을 즐기는 세대는 놀랍게도 올해 23세에서 40세인 밀레니얼 세대로 이들의 32%가 와인을 마신다. 밀레니얼 세대가 앞으로 40~50년 생존하게 되므로 와인 산업은 호황을 누릴 수밖에 없다. 이 글을 쓰면서 확신이 섰다. 와인 산업은 앞으로도 계속 호황을 누릴 것 같다.


배문경 / 국제와인전문가(WSET 레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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