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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발탁 속내 '북한 단단히 준비해'

북미회담 겨냥 '무언의 압박'
외교 실패 땐 군사행동 암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스스로 "나와 항상 같은 주파수"라고 표현하며 무한 신뢰를 보인 마이크 폼페이오(사진)를 신임 국무장관에 기용한 것은 오는 5월 북·미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외교라인 수뇌부의 극적인 재편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외교적 이벤트가 돼 있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어난 것"이라며 "이 두 가지는 확실히 서로 연계돼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을 향해 "우리는 진용을 재편해 진지하게 담판에 나선다. 그쪽(북한)도 단단히 준비하고 결과물을 가져오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분석이다.

지금까지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주도해 온 폼페이오를 이제는 회담 '타결'을 주도하는 주역으로 등장시킴으로써 북한에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까지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를 지낸 대니얼 러셀 아시아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은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북한체제는 정보기관 수장인 CIA국장의 역할을 존중하기 때문에 (CIA출신인) 폼페이오가 향후 대북협상에서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더 타임스는 "트럼프가 폼페이오를 발탁한 배경에는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뤄진 이란과의 핵 합의를 최대한 고수하려는 틸러슨 장관에 비해 합의의 대폭 수정을 주장하는 폼페이오의 강경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며 "트럼프는 이란 핵 협상을 대폭 뜯어고치는 것이 김정은과의 회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북한 측에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 합의보다 훨씬 나은 조건을 원하고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

특히 폼페이오의 후임 CIA국장에 폼페이오와 호흡을 맞춰 온 '몰고문 전력'의 30년 베테랑 지나 해스펠을 앉힌 것도 의미가 있다.

백악관 따로, 국무부 따로 놀던 대북 정책을 맥매스터(국가안보보좌관)-폼페이오(국무부 장관)-해스펠(CIA 국장)의 강성 3각 편대로 재편성하면서 '정상회담 후'까지 염두에 둔 것이란 지적이다.

언론들은 폼페이오가 과거 김정은 정권의 축출까지 시사했던 경력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하원의원이던 2016년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음파 및 전자, 방사선 등을 이용한 공격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고 CIA국장에 기용된 후인 지난해 7월에는 "가장 위험한 문제는 이 무기(핵 무기)들을 통제할 권한을 가진 인물에 있다"며 "북한 주민들 또한 그(김정은)가 없어지는 것을 원할 것"이라며 김정은 축출을 시사하기도 했다.

WP는 "외교(북미 정상회담)가 실패하면 액션(군사행동)을 취하는 데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는 트럼프의 메시지가 바로 폼페이오의 기용"이라고 해석했다.


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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