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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더 많은 희생 치러야 하나"

전국서 총기 규제 촉구 '수업 거부 연대 시위'
2500여 학교 참여…한인 학생들도 한 목소리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 총기 폭력은 멈춰져야 한다."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전국에 울려 퍼졌다.

플로리다주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라스 고교 총기 참극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되는 14일, 전국 2500여 학교에서 총기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정치권의 총기 규제법 제정을 촉구하는 '수업 거부 연대 시위(National School Walkout)'가 열렸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17분간 이어진 시위에서 학생들은 '총기가 아닌 아이들을 보호하라(Protect Children, not Gun)' '얼마나 더 많은 아이들이 죽어야 하나'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일부 학교 학생들은 총기 참사 희생자들의 사진을 들고 침묵 시위를 벌였으며 또 다른 학생들은 차가운 바닥에 누워 희생자를 추모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뉴욕시에선 로어맨해튼 주코티파크와 컬럼버스서클, 브루클린보로청, 링컨센터 앞에서 연합 시위가 열렸으며 퀸즈 벤자민카도조 고교를 비롯한 100여 학교에서 시위가 이어졌다.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로 유명한 주코티파크엔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와 랜디 와인가튼 전미교사노조위원장, 마이클 멀그루 뉴욕주교사노조위원장이 동참해 학생들의 시위에 힘을 보탰다.

전교생이 4000명가량인 카도조 고교는 재학생의 절반에 가까운 2000여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오전 10시 정문을 나선 학생들은 한 블록 거리를 행진한 뒤 다시 학교 앞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이 학교 시위엔 멜린다 캐츠 퀸즈보로장이 참가해 학생 시위에 대한 적극적 지지 입장을 밝혔다.

캐츠 보로장은 "또 다른 총기 참사가 발생할 때까지 기다려선 안된다"며 "연방의회가 반드시 총기 규제 법안을 통과시키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오늘 시위에 나온 학생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인 학생들도 목소리를 냈다. 카도조 12학년에 재학 중인 윤기성 군은 "옳지 않은 일이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다면 우리(학생들)가 나서서 중단시켜야 할 것"이라며 "총기로 인한 참사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도 총기 규제 법안을 거부하고 있는 정치인들에게 우리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시위에 나왔다"고 말했다.

10학년 김민지양도 "우리는 이 시위를 교사들의 도움 없이 스스로 준비하고 조직했다"며 "과거에 발생한 총기 참사를 보며 두려움에 떨기 보다는 미래에 발생할 불행을 미리 막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끊이지 않는 교내 총기 참극을 보며 '다음은 내 차례가 될지도 모른다(Me Next)'는 절박한 위기감에서 시작된 학생들의 시위는 이제 '내 차례가 오지 않도록 스스로를 보호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 학생 운동으로 힘을 키워나가고 있다.


최수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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