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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호에서 만난 미국 문학의 두 거장

선 밸리(Sun Valley)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말년을 보내다 61세에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천재 시인 에즈라 파운드가 태어난 아이다호주 선 밸리. 미국 문학 거장의 탄생과 죽음이 겹친 곳이다. 트윈폴스에서 75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80마일가량 운전해 가면 평야가 끝나고 헤일리, 케첨, 선 밸리 등 작은 마을들이 줄지어 나온다. 마을들을 통칭해 선 밸리라고 한다.

선 밸리를 뒤로하고 계속 올라가면 그림 같은 시닉 루트(Scenic route)로 이어지고 소우투스 국유림이 나온다. 아이다호 중부의 소우투스 국유림은 훼손되지 않은 대자연 그 자체다. 백두산보다 높은 산이 솟아있고 계곡에는 셀몬 강이 흐른다. 산중에는 빙하시대에 형성된 호수들이 있다.

선 밸리는 헤밍웨이가 네 번째 부인 메리와 쿠바 아바나에서 살다 1960년 추방된 후 이사 온 곳이다. 1961년 7월 권총 자살하기 전까지 집필하고 낚시와 사냥을 하며 지냈다. 헤밍웨이는 이곳에서 젊은 시절 파리에서 살 때를 회고한 '파리는 날마다 축제', 사후에 출간된 '위험한 여름' 등의 작품을 썼다.

소우투스 국유림 지역에서는 캠핑, 낚시, 등산, 사냥, 하이킹, 스키 등을 하는데 선 밸리가 베이스 캠프 역할을 한다. 선 밸리의 작은 마을 중에 케첨은 호텔, 콘도, 고급주택들이 많아 여느 휴양지 같았고 헤일리는 개척시대의 흔적이 남아있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였다.



헤밍웨이와 그의 아내 메리의 묘지가 있는 케첨에서 12마일가량 남쪽으로 내려가면 중심지 올드타운 헤일리가 있다. 헤일리에 9개국 언어에 능통했던 미국의 천재 시인 에즈라 파운드의 생가가 있다. 파운드는 2차 세계대전 중에 파시즘을 지지하며 미국의 참전이 불법이라고 주장했다가 1945년 5월 이탈리아에서 체포돼 반역자란 낙인이 찍혔다.

그의 생가는 선 밸리 문화센터 일부로 이용되고 있었고 공개를 하지 않았다. 에즈라 파운드에 대한 자료는 헤일리 시내에 있는 블레인 카운티 박물관에서 찾을 수 있었다. 1899년생인 헤밍웨이와 1885년생인 파운드는 14살 차이다. 이들 삶의 한 가닥이 파리에서 교차했다.

1차 대전에 참전했던 헤밍웨이는 1921년 해들리 리처드슨과 결혼해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었고 19세에 철학박사가 된 파운드는 22세에 유럽으로 건너가 영국에서 생활하다 1920년 파리로 옮겼다.

1920년대 파리에는 소위 '잃어버린 세대'로 불리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제임스 조이스, 거트루드 스타인, T. S. 엘리엇 등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었다.

헤밍웨이는 에즈라 파운드와 교제하면서 "에즈라는 나에 비해 남들에게 훨씬 친절했고 기독교인답다"고 했다.

파운드는 구체적이고 명료한 단어를 사용해 사물을 묘사하는 '이미지즘'의 시를 썼는데 짧고 간결한 문체로 유명한 헤밍웨이가 영향을 받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

아이다호 선 밸리는 두 거장의 흔적이 교차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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