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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인문학상 수상작:시·시조 부문] 귀향열차 - 이원익<가작>

첫 서울길 완행열차 하루가 저무는데

새 세상 내다보며 구겨 앉은 창너머로

깔리는 땅거미 속에 떠오르던 작은 불씨



멀리서 갓 피어나 이윽고 다가오다

재빨리 스쳐가 다시 피어 다가오던

하나 둘 그 밤의 불빛 사그라져 간 나날들



이제사 되돌아와 저 들판 가로질러

그 날 밤 가던 그 길 되짚어 달리는데

꽤액 꽥 기적도 없이 미끄러지는 한 세월



드리운 모니터는 혼자서 전을 펴고

서늘한 밤 고즈넉한 우주선의 비행처럼

혹성을 찾는 길목엔 가로등도 없다던가



손전등 건전지에 남아 있는 전류처럼

그 밤의 여린 불빛 찾아 창밖에 켜려는데

바깥은 눈부신 어둠 내내 틈을 놓친다

수상소감

우리 같은 이민자는 해외에 살면서도 금방 지워지지 않는 별난 생각이나 저절로 솟아나는 흥겨움과 애틋함 같은 것은 우리말로밖에 표현할 수가 없지요. 안 그러면 마치 신발 겉으로 발등을 긁는 것처럼 시원하지가 않거든요. 지난번에 고국을 찾았다가 문득 산문이 아닌 어떤 운문스러운 감흥이 절로 일었습니다. 그것이 지워지지 않아 결국 글로 옮기자니 자연스레 시조 형식에 실리더군요. 마침 중앙일보에서 공모가 있어 보내 봤는데 뜻밖에도 눈에 잡혀 후하게 낙점을 해 주시니 뿌듯하고도 부끄럽습니다. 앞으로 더 생생한 글발로 읽는 분들을 대할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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