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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4인승이 남았다, 봅슬레이 조종간 다잡는 원윤종

기대했던 2인승은 긴장해 실수
훈련주행 29개 조 중 4위 올라
최고의 파일럿 명예 회복 별러

"나 자신에게 실망을 많이 했다. 긴장을 많이 해서 내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 19일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2인승을 마친 뒤, 한국대표팀 조종수(파일럿) 원윤종(33·강원도청)은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452차례 주행 훈련을 했던 올림픽 슬라이딩센터 트랙에 자신감을 갖고 덤볐지만 목표했던 금메달이 아닌 6위에 머물렀다. 한국 봅슬레이 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이긴 했지만 원윤종은 "함께 뛴 파트너 서영우(27·경기연맹)에게 많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원윤종은 지난 9일 열린 평창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한 공동입장 당시 남측 기수로 나서 북한의 황충금(여자 아이스하키)과 함께 한반도기를 휘날렸다. 2010년 학교 게시판에 붙은 국가대표 선발 공고를 우연히 보고 봅슬레이 선수가 된 그가 8년여 만에 한국 겨울스포츠의 간판선수로 주목받는 순간이었다. 원윤종은 "자랑스럽다. 우리가 여기에 평화롭게 함께 있다는 게 특별하다"고 감격해 했다.

원윤종은 강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안고 평창올림픽을 준비했다. 그는 2013년 서영우와 남자 2인승 조합으로 결성한 뒤, 2014년 소치올림픽 남자 2인승에 처음 출전(18위)하고, 2015-2016시즌 세계 1위에 오르면서 봅슬레이 세계 톱랭커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초, 3차 월드컵을 마친 뒤 국내로 들어와 실전 훈련을 진행하면서 세계 랭킹을 쌓지 못해 한국이 남자 2인승과 4인승 모두 출전권 한 장만 따낸 게 '독(毒)'이 됐다. 간판 파일럿 원윤종이 자연스럽게 혼자서 모든 걸 떠안았다.



조종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인 원윤종이 모든 걸 짊어지고 가야 하는 부담이 컸다. 원윤종은 올림픽 남자 2인승 첫 주행을 어렵게 치렀다.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던 곡선 구간에서 실수하는 등 두 차례나 얼음벽에 부딪혔다. 이용(40) 봅슬레이대표팀 총감독은 "부담이 커 보였다. 연습 땐 49초 00대가 나왔는데 긴장을 많이 해서 49초52가 나왔다. 조급해지면서 힘이 들어갔고, 주행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원윤종은 봅슬레이에 입문해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올라선 선수다. 2010년 11월 유타 파크시티의 얼음트랙에서 처음 썰매를 탔다가 전복되면서 얼음벽을 깨 다른 나라 스태프들로부터 원망도 샀다. 봅슬레이 입문 초반 75㎏에 불과해 힘을 키우려고 하루 여덟 끼 식사를 해야 했다. 2016년 1월엔 자신을 지도하던 맬컴 로이드(영국) 코치가 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하루 5~6시간씩 달리기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구슬땀을 흘렸고, 하루 여덟 끼 식사로 만든 110㎏ 몸무게로도 100m를 11초3에 뛰는 등 세계 톱 수준의 스타터가 됐다. 로이드 코치가 사망하고 2주 뒤엔 캐나다 캘거리 월드컵에서 개인 첫 월드컵 우승을 이끌고,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라섰다.

원윤종은 "아직 남자 4인승이 남았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겠다. 다시 마음을 잡고 뛰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그는 21일 서영우·김동현(31)·전정린(29)과 함께 두 차례 남자 4인승 공식 훈련에서 다시 썰매 조종간을 잡았다. 남자 4인승은 아직 월드컵에서 한 번도 메달권에 들지 못했던 분야다. 그러나 비록 훈련이었지만 2차 시기에서 29개 조 중 4위까지 올라 기대감을 높였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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