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규제 이번에는 이뤄지나
고교 참사 이후 강화 여론 확산
반자동소총 구매 연령 상향 등
하지만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과거 여러 차례 총기 사건 이후에도 연방정부와 의회 차원의 규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뉴욕과 캘리포니아, 뉴저지주 등 일부 주정부만 자체 규제법을 마련해 놓은 정도다.
이번에도 마조리 스톤맨 더글라스 고교에서 17명이 숨진 뒤 총기 규제 강화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일부에선 '반짝 효과'를 우려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에서 규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아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단발식인 반자동소총을 기관총으로 연사가 가능토록 하는 장치 '범프스탁'에 대한 금지 방안을 마련하라고 법무부에 지시했다. 또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조회 강화 방안도 논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으며 현재 18세 이상이면 구매할 수 있는 반자동소총 구매 가능 연령도 21세로 상향 조정하는 방침도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는 일단 규제 강화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범프스탁 금지령에 이어 추가적인 총기 규제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보좌관과 측근들에게만 비공개로 얘기했다"며 "지난 2016년 대선 과정에서 그를 지지하고 3000만 달러를 들여 그의 선거를 지원했던 전국총기협회(NRA)와 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셈"이라고 보도했다.
또 의회에선 총기 구매자 신원조회 강화 법안도 조만간 발의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공화당 패트릭 투미(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은 곧 신원 조회 강화 법안 발의 계획을 밝혔다.
연방 차원의 규제 움직임과 함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플로리다주의 규제 강화 향방에 전국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플로리다는 주지사와 주의회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고 총기 정책이 관대한 곳이다. 그만큼 이번 사건에 따른 규제 강화 여부가 다른 보수 성향 지역의 변화도 이끌 수 있는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총기 사건이 발생한 더글라스 고교 학생들과 타지역 학생들은 21일 버스를 동원해 단체로 주도인 탤라해시로 이동해 주청사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주의원들과 만나 총기 규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인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플로리다 주의회는 전날 반자동소총 금지 법안에 대한 논의를 결정하는 법안을 부결시켰다. 대신 신원조회를 강화하고 반자동소총 구매 가능 연령을 올리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 총기 규제 옹호 단체들은 반쪽짜리 법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웬 그레이엄 플로리다 주지사 후보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탤라해시는 총기 로비가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플로리다 공화당이 총기 규제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남은 회기가 2주뿐인 상태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현재 총기 규제에 대해 둘로 갈라져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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