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스에 체류신분 문항 추가 논란 확산
19개 주·LA카운티 강력 반발
참여 꺼려 정확한 조사 걸림돌
의석 수 줄면 지원금도 불이익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오는 2020년 실시되는 센서스(총인구조사)에서 시민권자 여부 등 응답자의 체류 신분을 확인하는 질문을 추가하려 하자 일부 주와 로컬정부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법무부는 지난 12월 12일 센서스국에 서한을 보내 투표권 행사에서의 인종차별을 금하고 있는 1965년 투표권법 제2조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서는 더 정확한 시민권자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체류 신분 질문 항목의 포함을 지난해 요구한 바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캘리포니아 주를 비롯한 뉴욕, 뉴저지, 메릴랜드 등 19개 주 검찰 총장들은 공동 명의로 센서스 설문지에 체류 신분 여부를 묻는 문항을 포함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하는 서한을 센서스국을 관장하는 연방 상무부로 지난 13일에 발송했다.
이 서한은 센서스 응답자의 체류 신분을 묻는 질문은 이민자들의 센서스 참여를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센서스 참여 기피 인구가 늘어 정확한 인구조사에 걸림돌로 작용하는데다, 센서스 결과를 토대로 이뤄지는 연방하원과 주의회 선거구 재조정 등에도 영향을 미쳐 정치적 결정 과정도 왜곡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19개 주 검찰 총장들은 체류 신분 확인 문항 추가는 불법이라며 정부가 계속 추진하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주 검찰은 뿐만 아니라 LA카운티 수퍼바이저 5명도 공동 명의로 비슷한 내용을 담은 서한을 상무부로 보냈고 LA시의회 역시 시민권 문항 포함을 반대하는 시조례도 제정했다.
질문 자체는 매우 단순해 보이지만 이민자 수가 많은 가주 등의 경우엔 센서스에 응하지 않는 인구가 늘면서 의도치 않게 정치적으로 복잡한 상황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노선과 맞물려 체류 신분 여부에 대한 질문이 추가될 경우 센서스에 응하지 않는 비율이 소수계인 이민자 커뮤니티에서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 경우 의회 의석수 할당과 연간 수천 억 달러에 이르는 연방정부 지원금 규모에도 왜곡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지지 텃밭인 히스패닉계 등 소수계 주민들의 센서스 비참여 증가는 민주당계 의원들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불법체류자들을 포함한 소수계 센서스 응답자들은 체류신분 정보가 정부의 다른 부처와 공유되는 것을 가장 걱정하고 있어서 불체자는 센서스 조사에 아예 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들과 함께 사는 합법 이민자 가족들도 센서스 참여를 꺼리게 될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한 전문가는 총인구조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공평하고 정당하게 진행돼야 하는데 체류 신분을 묻는 것는 이런 의도와 배치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진성철 기자 jin.sungcheol@koreadaily.com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