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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청빙은 '영입' 아닌 교회와 교회간 협의"

퀸즈한인교회 논란으로 본 목회자 청빙 실태 (하)

목회자는 교회에 소속된 일원
청빙은 상대 교회에 부탁해야
'스타 목사'만 찾는 교인도 문제
신학생ㆍ목회자들 변질의 원인
청빙이 목회 세습 편법으로 이용
목사ㆍ교인 다같이 인식 바꿔야


최근 한인 교계에서는 퀸즈한인교회의 목회자 청빙이 논란이 됐다. 담임 목사를 선정하는 교계의 청빙은 늘 민감한 이슈다. 청빙 절차부터 후보 자격까지 논란의 요소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요즘 한인 교계에서는 퀸즈한인교회의 논란을 계기로 목회자 청빙의 현실을 돌아보고 총체적으로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목회자 청빙'은 절차에 있어 대개 투명성과 공정성 문제가 불거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후보자 선정부터 모든 청빙 과정이 과연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을까.

우선 교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청빙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가 된다해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사람(교인)마다 목회자에 대한 기준이나 선호도가 각기 달라서다. 그렇기 때문에 논란 방지를 위해 교회가 대표 기구(청빙위원회)를 구성해 물밑에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성질을 갖고 있는 게 청빙이다. 게다가 절차나 후보자가 미리 공개 되면 청빙 후보 당사자 또는 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후보자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목회자 청빙이 암암리에 진행돼야 할까.

한인 2세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오늘날 청빙 문화의 근본적인 문제는 목회자를 교회 공동체에 소속된 일원으로 보지 않고 개인 또는 '영입 대상'으로 보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됐다"며 "청빙은 교회와 교회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인식이 없다보니 목사 개인에게 접촉을 하게 되고 거기서 목사 빼오기, 스타 목사 모시기, 인맥 청빙 등이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오늘날 목회자 청빙에 '영입'이라는 단어까지 나오게 된 것은 교회 성장론이 지배하는 교계 토양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남가주 지역 한 대형교회에서 과거 청빙위원회 활동에 참여한 최모 장로는 고충을 털어 놓았다.

최모 장로는 "교회가 클수록 명성에 걸맞고 다수가 인정할만한 목회자를 데려와야 하는 부담이 있어 순수한 동기만으로 모험을 하기에는 위험 요소가 따른다"며 "물론 작은 교회에도 훌륭한 목회자가 많지만 큰 조직을 끌어가는데 있어 검증이 안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현실적인 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그동안 교계내 청빙 논란을 보면 패턴은 비슷하다. 청빙하는 교회가 상대 교회를 배제한 채 목회자 개인에게 몰래 제의를 한다. 해당 목회자는 결정을 내린 다음 소속 교회에 청빙 사실을 알린다. 사실상 사직서를 내는 '통보'의 순서라고 봐도 무방하다. 갑작스러운 사임 소식에 당혹 또는 충격을 떠 안아야 하는건 오직 교인들의 몫이다.

대형교회 목회 경험이 있거나 교회를 숫자적으로 성장 시킨 것이 암묵적으로 청빙의 우선적 기준이 되는 것도 문제다.

교인 김정현(36ㆍ토런스)씨는 "'큰 교회 출신=검증이 된 인물'이라는 인식도 문제고 '아무개 목사 부임 후 교인이 몇 명 늘었다더라' 하는 것도 교회를 비즈니스 개념으로 본다는 것 아니냐"며 "이 때문에 목사나 신학생들은 큰 교회 사역만을 원하고 스펙 쌓기를 통해 성공 지향적으로 변질된 부분도 있다. 교인들은 유명인만 찾아 교회를 옮겨 다니는 기준 없는 양떼가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목회자 청빙이 구직 시장의 메카니즘을 닮아간다는 지적도 있다.

LA한인교계 한 원로 목사는 "목회자 사이에서도 교단, 신학교, 출신 교회 등에 따라 '라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청빙이 인맥을 통해 이루어지거나 미리 정해놓고 이를 감추기 위해 '들러리'를 세우는 부분도 부정할 수 없다"며 "요즘 목사들을 보면 교회를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기도하며 목회지를 옮기는 게 아니라 마치 일자리를 찾듯 개인 사정과 조건을 따라 옮겨 다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전했다.

청빙이 목회 세습 등의 편법으로 이용되는 사례도 있다. 최근 한국 교계를 뒤흔든 명성교회 부자 세습 논란이 한 예다. 아들 목사를 분립 개척시킨 뒤 이후 담임으로 다시 청빙한 것이다.

'징검다리 세습'이 비슷한 경우다. 담임목사가 은퇴 후 후임을 임시로 세운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녀 목사 또는 사위 목사를 청빙하는 일종의 편법이다.

LA지역 한 목회자는 "현재 이곳 일부 교회에서도 사역자인 자녀를 본인의 교회에 두고 있는 목사들이 있는데 훗날 그들에게 교회를 물려주려 한다는 소문도 있다"며 "교회를 위한 목회자 청빙이 언제부터 이런 식으로 변질됐는지 참 가슴이 아프고 씁쓸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목회자 청빙이 올바르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목회자와 교인 모두가 함께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데이브 노 목사는 "상대 교회에 청빙의 당위성을 충분히 알려 목사를 공식으로 청해야 하고, 제의를 받은 교회는 공동의회를 통해 의사를 물어 그 결과를 양 교회가 깨끗하게 수용해야 한다"며 "상당히 원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그 부분이 힘들다고 해서 계속 비상식적이고 성경적 가치에 어긋나는 청빙을 한다는 건 더 말이 안되는 일"이라고 전했다.

김병학 목사(주님의교회)는 "목회자라고 해서 모두가 '담임'이 돼야 하는 건 아니다. 목사라해도 각기 은사와 사명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먼저 그 부분에 대한 목회적 고민과 실질적인 준비도 필요하다"며 "아무래도 담임이 되는게 최종 목적이 되어버리면 욕심이 생기고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과시욕이나 성장주의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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