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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총기난사 치밀하게 계획"

알람 울려 학생들 유인
범행 총기 합법적 구매

용의자 심리 불안 상태
트럼프, 현장 방문 계획

학생과 교직원 등 17명이 사망한 플로리다주 고교 총기난사 사건이 치밀하게 계획됐던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나고 있다.

<관계기사 a-3면>

사건 다음날인 15일 현지 경찰과 연방수사국(FBI) 등에 따르면 용의자 니콜라스 크루즈(19)는 범행에 사용한 AR-15 반자동소총을 합법적으로 구매했고, 범행 당시 학교 외부와 내부에서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를 키우기 위해 범행 장소인 마조리 스톤맨 더글라스 고등학교 안에서 의도적으로 소방 알람을 울려 학생들이 복도로 나오도록 유인했다는 정황도 포착돼 경찰이 정확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건 직후 한 시간여 뒤 경찰에 체포된 크루즈는 17개 '계획된 살인' 혐의를 적용받아 재판을 받게 될 전망이다. 브로워드카운티 셰리프 측은 이날 크루즈에 대한 공식 범죄 혐의를 발표하며 "적용된 모든 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망자 17명과 부상자 15명 등 모든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이날 명단을 발표했다. 사망자 중에는 이 학교 풋볼 코치 애런 페이스도 포함돼 있다. 페이스 코치는 사건 당시 자신의 몸으로 학생들을 보호하다 총탄을 맞고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자 중 일부는 상태가 위태로워 사망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수사 당국은 현재 범행 동기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크루즈가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배경 등을 조사하고 있다.

스콧 이스라엘 브로워드카운티 셰리프는 "크루즈가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학교 관계자와 학생들도 크루즈의 이상한 언행에 대해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총기 구매같은 구체적인 행위를 방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방 알코올.담배.무기.폭발물 단속반(ATF)에 따르면 크루즈가 범행에 사용한 AR-15 반자동 소총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불법 정황은 없었다. 플로리다주의 경우 권총보다 이 같은 반자동 소총 구매가 더욱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터 포셀리 ATF 마이애미 지부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발견된 총기는 범행에 사용된 AR-15 반자동 소총뿐이며, 추가 총기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며 "크루즈는 합법적인 경로로 해당 총기를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이날 보도했다.

하지만 크루즈의 인스타그램에는 각종 총기 사진이 게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수사 당국은 지역 총기 판매 업소 등을 대상으로 크루즈가 추가로 총기를 구매하려했는지 등의 정황을 조사하고 있다.

FBI는 지난해 누군가 유튜브에 학교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키겠다는 말을 한 영상이 게재된 적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 중이지만 누구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사건이 일어난 더글라스 고교를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한 폭력, 증오, 악의 광경"이라며 "우리는 모두 하나의 가족으로 합쳐졌고, 여러분의 고통은 우리의 짐이며 어떤 아이와 교사도 미국의 학교에서 위험에 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정부와 함께 학교 안전 개선에 힘쓰겠다며 정신 건강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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