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산불 진화에 한인 조종사도 참가…SF총영사관 정국휘 실무관
노스베이 산불진압작전에 소방항공기 조종관 잡아
정 실무관은 노스베이 지역 산불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연방비상재난관리국(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FEMA)이 주도하던 산불진압작전에 소방항공기 조종사로 참여했다.
FEMA는 예상보다 크게 번지고 있는 노스베이 산불 진압작전을 위해 수 십대의 소방항공기를 투입했지만 화재 진압이 장기화되며 조종사 수급이 절박했고, 조종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던 정 실무관에게도 도움을 요청한 것.
정 실무관은 2011년 오클랜드 소재 엠브리리들 항공대학에서 조종사 자격증을 땄고, 맥도넬더글라스 MD-11은 물론 보잉 737 연수도 모두 마쳐 해당기종의 조종 자격도 보유하고 있다. 정 실장이 산불진압작전에서 조종했던 기종도 대형 소방항공기인 MD-11이다.
정 실무관은 FEMA의 요청에 선뜻 응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진압작전은 쉽지 않았다. 강한 바람과 화재 현장에 정확하게 소방수를 뿌리기 위해 수동 조종으로 저공비행을 수십여 차례 지속해야 했기 때문이다.
정 실무관은 “비행기가 강풍에 밀리며 항로를 여러 차례 변경해야 했고, 또 산불지역을 육안으로 확인한 뒤 소방수를 뿌려야 하기 때문에 수동으로 저속저공 비행을 계속해야 했다”며 “매 순간 위기가 찾아왔고 불길이 순식간에 비행기를 덮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정 실무관은 “순식간에 번지는 화재를 보며 자연재해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직접 느낄 수 있었다. 하늘에서 본 피해 현장은 마치 지옥과 같았다”며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는 재난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 실무관은 근무가 없는 주말을 이용해 진압작전에 참여했고 하루는 아침 일찍부터 해가 질 때까지 10시간이 넘도록 조종석에 앉아 있기도 했다.
진압작전을 마친 뒤에도 현장을 찾아 피해 주민들을 도왔다. 산불진압작전에 참여해 받은 수당 3000여 달러도 모두 샌타로사 적십자사에 기부했다.
정 실무관은 “산불진압작전에는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민간 조종사들이 참여했다. 나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겸손의 말을 전한 뒤 “앞으로는 이런 재난이 다시 없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최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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