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물러야 하나? 빠져야 하나?…2018년 시장현황과 대응 전략
S&P 500 지수 새해 번 것 다 반납하면서 의심 커져
골드만삭스는 "경제 기초 튼튼하다"며 상승장 전망
시장 조정기에 상승장 놓칠 수 있다는 욕심 버려야
S&P 500 지수가 올 들어 번 것을 다 토해냈다. 지난주에만 5% 이상 떨어졌고 올해 현재 2% 남짓 연초대비 내려갔다. 예전처럼 다시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승장으로 돌아설지 추가 하락장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0% 이상 빠지는 조정국면이 장기간 부재했던 만큼 최소한 유의미한 하락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 이상의 '베어마켓 (bear market)'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큰 조정폭은 2.8%였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최근의 하락세로 인해 지난 87년의 '블랙 먼데이'와 같은 장세가 재연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있다. 당시 다우지수는 22%가 빠졌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지나친 걱정이라는 입장이다. 경기의 '펀더멘틀'이 튼튼하기 때문에 상승장 지속에 문제가 없다는 관측이다.
튼튼한 펀더멘틀 = 골드만삭스는 우선 2018년이 국내총생산(GDP)의 급성장으로 시작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현물시장의 상승세와 약한 달러 기조도 긍정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최근 증시하락과 맞물려 기름값과 금값 등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 현물과 달러의 현재 기조가 지속될지에 대한 의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 들어 주식값이 오른 것은 기업 세법 개정에 따른 주당수익 개선에 기인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식값 자체가 과대평가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S&P 500이 올해 3000 고지까지도 찍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폐장가에 비하면 8.6% 오른다는 수치다. 그 근거로 기업들의 주식 회수와 개인 투자자들의 사자 수요가 양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2018년은 다르다? =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50년 이래 S&P 500이 1월에 5% 이상 오른 경우는 열두번이 더 있었다. 올해는 5.7% 올랐었다. 5% 이상 오른 지난 열두차례의 1월 평균 성적표는 7%였다. 이 기간 나머지 11개월간의 평균 성적표는 11%. 1월에 올랐다 2월부터 연말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해는 '블랙먼데이'가 있었던 1987년이 유일했다. 그 해는 1월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동안 10%가 빠졌다. 골드만삭스는 올해와 87년은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87년은 기업실적보다 주식값이 과대평가됐었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설명이다. 당시 S&P 500은 1월에만 13% 올랐고 이후 10월 19일 블랙먼데이 폭락이 있기 전 8월까지 추가로 20%가 올랐다. 결국 연말까지 해당연도 2% 오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실적대비 주식값의 전망치가 주당수익의 18배로 안정적이라는 입장이다.
S&P 500의 3000 고지 전망도 이같은 양호한 주당수익 예상에 근거하고 있다. 올해와 내년 계속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10년만기 연방국채의 이자는 연말까지 3%를 예상하고 있다. 금리인상이 기업실적 대비 주가의 추가 확장을 견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증시가 고전할 만한 펀더멘털 상의 큰 악재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래도 주의할 만한 이유들 = 87년이나 2000년 2007~8년의 폭락장이 없다고 해도 여전히 조심할 만한 이유들은 있다. 위의 비교적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는 골드만삭스 역시 자신들의 주당수익 예상치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일 수 있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나쁜 실적이 아니더라도 애널리스트들의 낙관적 수치에 못미치는 결과가 나올 경우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세법개정으로 인한 주당수익 개선 정도 역시 기대 이하일 수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임금상승과 가격경쟁 등이 세법 개정으로 인한 수익개선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식 선물시장의 사자 물량이 지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보이고 있는 점 역시 우려의 대상이다. 2007년발 하락장이 시작됐을 때의 상황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주식시장에 투자된 자금 중 마진을 활용한 자금 규모 역시 최소한 80년 이후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마진을 쓰면서까지 증시에 '올인' 하고 있다는 의미로 상승장의 막바지 현상 중 하나로 언급되는 부분이다.
투자심리와 기술분석 = 골드만삭스는 이처럼 올 시장전망에서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하고 큰 악재는 없다는 기본입장에 몇 가지 주의사항을 언급했다. 이에 반해 투자심리와 기술분석을 강조하는 이들은 '베어마켓'을 예견하고 있다.
2009년 2분기부터 시작된 상승장이 기술분석의 관점에서 볼 때 고점에 근접했거나 이미 고점을 찍었다는 관측이다. 또 시장의 투자심리 역시 이 같은 상승장의 고점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도 언급한 시장의 사자 물량과 마진 규모 등이 시장의 과열상태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결국 현재의 상승장이 'FOMO(Fear of Missing Out)'이라는 투자심리로 견인돼 왔다는 분석이다. 'FOMO'는 조정이나 하락장을 준비하기 위해 시장에서 발을 빼면 자칫 상승장을 놓칠 수 있다는 투자심리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이 같은 투자심리가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시장의 고점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인덱스 투자의 일반화는 이런 FOMO 현상의 자연스러운 귀결점으로 이해되고 있다.
최근의 시장 움직임이 단기 조정이며 더 사야할 기회일지 본격적인 하락장의 전조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떤 이유에서든 현재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기회다. 자신의 투자목적에 맞는 리스크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검토해보자.
켄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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