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탁기 값 30% 오른다"…트럼프 정부 '세이프가드'
한인 가전업계 타격 우려
"소비자 수요 줄어들 듯"
고품질 고객 충성도 높아
장기적인 안정세 기대도
지난 22일 무역대표부(USTR)는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결정했다. 세탁기의 경우 120만대까지는 수입 첫 해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선 첫 해 50%의 관세를 부과한다. 2년차에는 각각 18%와 45%, 3년차에는 각각 16%와 50%가 부과된다. 현재는 1% 수준이다. 따라서 삼성·LG전자의 미국 판매 세탁기 가격은 지금보다 20% 이상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는 연간 200만 대 이상, 1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생활가전용품 업체 하이트론스의 박경 부사장은 "지금까지 파악한 내용에 다르면 한국산 세탁기 가격은 현재보다 30% 가량 오를 것 같다"며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세탁기 제품은 전체 세탁기 판매량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상태라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 수요가 줄어들면 매출에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고품질을 내세운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으로 상쇄하며 판매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러싱 조은전자의 앤디 이 매니저는 "세이프가드 발동이 당장은 삼성·LG전자의 세탁기 가격 인상에 반영되지 않겠지만 매장 주력 제품인 만큼 가격이 오르면 부담일 되긴 할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산 브랜드에 대한 고객충성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단기적 영향은 불가피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전자랜드의 에디 전 매니저 역시 "한인과 타민족 고객 모두 LG·삼성전자 세탁기 품질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며 "업계에서 직접 나설만한 뾰족한 대책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LG·삼성전자의 대책을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3일 트럼프 정부의 세이프가드 결정에 대해 강한 우려를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삼성 세탁기의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원하는 미국 소비자가 더 비싼 가격으로 구매하는 부담을 주는 선택"이라며 "미국 현지 생산공장을 통해 미 소비자에게 제품을 차질 없이 공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LG전자도 "최종적인 피해는 미국의 소비자가 입게 될 것이며 지역 경제와 가전 시장, 유통 등에도 전반적인 피해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삼성·LG전자는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된 대용량 프리미엄급 가전제품을 확대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지은 기자 kim.jieun2@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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