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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도문 번역 논란서 우리가 감사해야 할 이유

LA타임스 기사로 번역 논란 커져
영문 번역에서 'lead' 해석 고쳐야
자칫하면 하나님 욕되게 하는 결과
일부 가톨릭 교회들은 수정하기도
그러나 한글 성경은 해당되지 않아
번역 작업했던 선교사들 희생 때문


(이 글은 서동성 변호사(82)가 본지에 기고한 글이다. 그는 배재학당 출신으로 서재필 박사의 4대 후손이다. LA한인타운의 올드타이머로 UCLA에서 신문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기자로 활동하다 뒤늦게 변호사가 됐었다. 현재 LA연합감리교회에 출석중이다.)

최근 주기도문의 마지막 일부분의 번역이 잘못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지금이라도 고쳐야 한다는 논쟁이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TV 인터뷰를 통해 한 발언을 LA타임스가 지난해 12월 10일자에 게재함으로 기독교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문제로 지적된 구절은 주기도문 끝자락에 있는 'and lead us not into temptation'(킹제임스버전)이다.

이 구절에서 동사 'lead'의 번역이 잘못됨으로써 하나님에 대한 성호를 오히려 욕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니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예수님이 당시 사용한 언어는 아람어인데 그 언어가 희랍어로, 희랍어가 라틴어로, 라틴어가 영어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번역이 잘못 됐다는 내용이다.

영어로 표현된 'lead'의 희랍어 원어는 'eisenenkes' 인데 그 단어를 영어로 직역하면 'don't take us inside'이니까 직역에 충실한다면 이를 'do not let us enter into temptation' 'don't let us fall into temptation' 또는 'don't abandon us to temptation'으로 번역이 돼야 원어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문법 상 타동사 'lead'의 주어는 나타나 있지 않고 시험으로 이끄는 일은 주로 마귀나 하는 짓이며 이 구절에는 주어가 없으나 문맥상 주어가 하나님인데 하나님이 우리를 시험에 이끈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다. 결과적으로 이는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는 번역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사에는 이미 프랑스의 가톨릭 교회가 논란의 구절을 'do not submit us to temptation'에서 'do not let us enter into temptation'으로 바꾸기로 결정했고, 교황 역시 그 결정에 매우 흡족해 했다는 설명도 언급돼있다. 또, 스페인 교회도 'don't let us fall into temptation'으로 바꾸기로 결정했으며, 이에 앞서 이탈리아에서는 이미 지난 2008년에 'don't abandon us to temptation'으로 바꿨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다행인 점은 위의 논쟁이 어디까지나 영문 성경에 국한되어 있을 뿐 다행히 우리말 성경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점이다. 논쟁이 된 구절을 우리말 성경으로 보면 '우리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로 되어 있음으로, 문법상으로 동사인 시험에 '드는' 것은 '우리'이고 주어는 문장구조상 필요 없기 때문에 영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이 아예 없다.

이 부분에서 한글 성경이 영어 성경보다 원어에 더 충실하게 번역이 된 데는 성경번역에 지대한 공헌을 했던 두 언어학자의 공덕과 희생이 있었다. 이는 다름 아닌 아펜젤러 선교사와 그를 도와 번역 사업에 동참했던 한학자 조성규 (또는 조한규) 선생 때문이다.

아펜젤러는 로스 선교사처럼 외국어에 남다른 조예가 깊었다. 그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5명의 선교사와 함께 한국성서위원회를 조성하여 성경번역에 몰두하여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한글 성경을 발행하게 된 기념비적인 작업을 마쳤다.

이전 로스 선교사, 이수정의 성경 등은 모두 한문 성경을 토대로 작업을 했는데 이들의 번역본은 모두 옛날 말을 많이 쓴데다가 한글과 한문을 병용했기에 이해하기가 어려워 널리 읽히지 못했다. 이것이 아펜젤러 선교사가 한글만으로 성경을 옮기게 된 계기가 됐다. 또, 당시 성경 번역 작업시 한문 학자의 도움이 절대로 필요했다. 이때 공헌을 했던 학자가 바로 배재학당에서 한문을 가르치던 조성규 선생이다.

조 선생은 아펜젤러 선교사에게 우리말을 가르쳐 아펜젤러가 한국에 들어온 지 10개월 만에 정동교회에서 처음으로 성만찬예식을 거행할 때 우리말로 주기도문을 암송할 수 있도록 가르친 장본인이기도 하다.

아무튼 논란이 된 주기도문 구절은 번역 당시 한문성경에서 '勿使我遇試(물사아우시)'로 되어있다. 이때 '勿'은 '하지마라' '하면 안 된다' 혹은 '피하라'란 뜻이고 '遇'는 '우연히' '생각지도 않은' 이라는 뜻이 있다.

쉽게 풀이해보면 '우리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라는 번역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한 가지 더 기억해야 할 일은 아펜젤러 선교사와 조성규 선생 두 분은 이 역사적인 성경 번역 사역을 하다 순직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성경 번역에 참여했던 선교사들은 여러 해를 걸쳐 1년에 서너 번씩 각 선교사들이 각자 맡은 임지에서 순회하며 번역작업을 했다.

아펜젤러 선교사와 언더우드 선교사는 서울을 중심으로, 장로교 소속 W.D. 레이놀즈 선교사는 목포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1902년 6월 아펜젤러 선교사와 조성규 선생은 레이놀즈 선교사가 있던 목포로 가려고 제물포에서 배에 올랐는데 안개가 짙은 밤 다른 상선과 부딪히는 조난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아펜젤러 선교사와 조성규 선생의 뛰어난 언어 실력과 노력 때문에 처음부터 올바로 된 성경을 읽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럽고 크게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그러한 금자탑을 쌓는 일 뒤에는 두 기독교인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다는 것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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