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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주 칼럼] 사회민주주의 향하는 미몽(迷夢)에서 깨어나라

전세계가 사회민주주의를 포기하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한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삭제하고 사회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헌법 개정안을 내놓았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한국의 개헌특위 자문위는 전날 헌법 전문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용어를 빼고, ‘자유시장경제’ 대신 ‘평등한 민주사회’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4조에서는 통일 정책의 전제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민주적 기본질서’로 바꿨다. 이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를 크게 약화시켰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헌법 전문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라는 부분을 ‘자유롭고 평등한 민주사회’로 개정하자고 한다니 사회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것처럼 보이는 대목이다. 사회민주주의의 기원은 유럽에서 처음으로 생겨난 주요 노동계급 정당인 페르디난드 라살에 의해 설립된 전 독일 노동자 협회가 생겨났던 18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864년에는 제1인터내셔널로 알려진 국제노동자협회가 설립됐다. 문재인 집권 여당이 어떤 세계를 꿈꾸는지 의문이 많다.



이게 사실이라면 지금 대한민국은 안락사 중이라고 보아야 한다. 문재인 정권의 핵심인사들을 처음에는 아마추어라고 생각했는데, 7개월이 지나고 보니 매우 체계적으로 사회민주주의를 진행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문 정부가 최저 임금을 대폭 인상해 소득을 높이고 공무원을 늘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비정규직을 없애 고용을 안정시킨다고 했을 때, 흘러간 사회민주주의의 향수에 빠진 것은 아닐까 걱정했다. 또 정부가 국민연금을 등에 업고 자본을 통제하고 노동이사제를 도입해 기업 경영에도 개입하려 한다는 대목에서는 걱정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 정책 모두 사회민주주의 길을 걷다 몰락한 남미 국가와 유럽에서 기승을 부리다 실패한 1960~1970년대 사회민주주의 정책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복지 국가라는 명분으로 정부가 주요 산업을 소유하고 관리하며 가격 결정과 생산요소 배분에 깊이 관여 했다가 ‘병자’ 신세로 추락한 유럽이 지금 탈(脫)사회민주주의를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하던 공산권 국가는 자유주의로 경제체제를 전환하고, 전통적인 유럽 사회민주주의 국가도 자유주의 노선으로 선회하고 있다. 유럽 사회민주주의를 이끌었던 독일은 ‘유럽의 병자’로 조롱받자 사회민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자유주의적 노동시장 유연화 개혁을 단행해 지금은 ‘유럽의 슈퍼스타’로 떠오르며 선망의 대상이 됐다.

사회민주주의는 마르크스주의를 이론적 배경으로 하되, 그 안에 내포된 혁명적 방법을 배격하고, 대의민주주의 정치 체제를 바탕으로 개혁을 통해 사회주의를 달성할 것을 주장하는 이데올로기로 변형되었다.

1990년대 사회민주주의 노선을 따르던 영국의 집권 노동당은 고실업 등 경제 실정으로 몰락하자 노동조합과 관계를 끊고 ‘제3의 길’을 표방 하며 자유주의로 선회했다. 일본 사회당은 사회민주주의로 한때 득세했지만 지금은 ‘좌파의 죽음’이라고 할 정도로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사회민주주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중국과 사회민주주의에 경도됐던 인도는 빈곤에 시달리다 자유주의 경제체제로 개혁하면서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가 사회민주주의로 가는 미몽(迷夢)에서 깨어나야 대한민국이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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