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통념 파괴…대통령직 인식을 바꿨다
트럼프 취임 1년 돌이켜보니
경제·일자리 점수 높아
공약 이행률은 8.9% 불과
백악관 물갈이 최고 기록
ABC방송은 "트럼프는 백악관, 그리고 대통령직에 대한 인식을 180도 바꿔놓은 전무후무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 했다. 싸움과 분열, 혼란과 모욕 같은 대통령에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 트럼프를 상징하는 고유명사가 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첫 해 평균 지지율이 가장 낮았던 대통령은 빌 클린턴(49%)이었다. 트럼프는 이를 39%로 갱신했다. 하지만 트럼프에 호의적인 폭스뉴스는 "임기 초 중요한 일들을 많이 했음에도 (적대적 언론으로 인해) 사랑을 받지 못했다"며 '트럼프=가짜뉴스 피해자'란 평가를 내놓았다.
①유권자 평가는 F학점이 35%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이달 4~5일 1998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35%가 트럼프에 F학점을 줬다. D학점은 11%였다. 절반 가량(46%)이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한 것이다. 반면 A학점을 준 응답자는 18%, B학점은 17%였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경제와 일자리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A학점 내지 B학점'으로 후한 점수를 준 응답자가 각각 42%였다. 한편 최악의 평가를 받은 항목은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외교문제였다. 각각 49%와 48%의 응답자가 'D 내지 F'를 부여했다.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 응답자가 트럼프에 나쁜 평가를 많이 했다.
②공약 이행률은 8.9%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준수를 추적하는 '폴리티팩트'는 트럼프가 취임 전 약속했던 공약 101개 중 실제 약속대로 이뤄진 것은 9개(8.9%)였다고 밝혔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송금세 10% 신설 등이었다. 또한 야당이나 반대세력을 의식해 내용을 절충하는 형태로 공약을 이룬 게 6건(5.9%), 완전히 안 지킨 게 7건(6.9%), 일시중단 32건(31.7%), 진행 중인 게 47건(46.5%)였다.
③물갈이 최고기록 수립
트럼프는 백악관 스태프의 '1년 내 사임' 최고기록을 달성했다. 워싱턴포스트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취임했던 1981년 이후 다섯명의 대통령의 취임 초 1년을 비교한 결과 트럼프 백악관 주요 직책 79곳의 '물갈이 비율'은 압도적이었다. 무려 36%에 달했다.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24일만에 물러났고, 이어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숀 스파이서 대변인이 연이어 사임했다. 스카라무치 공보국장은 돌발 행동과 설화를 일으키면서 10일 만에 사라졌다. 트럼프의 정권 설계자였던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 역시 지난해 8월 백악관을 떠났다.
워싱턴포스트가 분석한 주요 이유는 세 가지. 트럼프의 트위터에서 비롯되는 혼돈 및 각종 정보누설자로 의심받는 분위기를 견디지 못했고, 애초부터 '준비되지 않은 인사'들을 기용한 결과이며, 러시아 특검에 대한 불안감이 급격하게 퍼졌기 때문이다.
④역대급 '말말말'
트럼프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자극적 언사나 기발한 표현들을 내놓으며 화제를 몰고 왔다. 그의 이른 아침 트위터를 보는 건 트럼프 각료들의 '하루 일과의 시작'이 됐다. 취임 직후 '가짜뉴스(Fake News)'를 전면에 내걸더니 6월 교황과의 만남을 설명하면서는 교황을 '사내' '그 자' 등의 의미로 쓰이는 '가이(guy)'로 지칭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또 시간이 갈수록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였다. 8월에는 북한을 향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 위협했고, 9월 유엔총회에선 "로켓맨은 자신과 그의 정권에 대해 '자살임무'를 하고 있다"고 자극했다. 최근에는 자신을 지칭해 "매우 안정된 천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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