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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홍 신부 칼럼] 새해를 사는 가족

새해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가정의 화목과 번영을 가장 큰 소망으로 말한다. 좋은 가정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 모두의 소원이지만 절대 쉽지 않다.

 세월이 지나면 자녀들이 가정을 꾸리고 부모의 곁을 떠나 독립한다. 떠나는 자식이 아쉽겠지만 장성하면 부모를 떠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한국인 가정은 자녀들을 더 오랫동안 품고 사는 것 같다. 서른이 넘어도 부모의 품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리고 자녀에 대해 사랑과 기대도 크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다. 자녀에게도 부담 주지 말고 가능한 한 일찍 독립시키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 나이 들면 부모는 자녀로부터 무언가 도움받고 경제적으로도 힘이 되어 주기를 원한다. 그러나 실제로 자녀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은 현실적으로 장벽이 많다. 자기 자신이나 잘 돌볼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미국 교인도 말하기를 요즘 아이들이 고생을 피하려고만 하고 약해졌다고 한탄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살아온 시절을 회상하고 있었다. 그만큼 시대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요즘 부모들은 내 자식이 고생하는 꼴을 보지 못한다. 고생이기보다는 성장의 한 과정일 텐데 두고 보지 못한다. 그러면 독립적으로 살아갈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가정에서 부부가 건강하고 화목하게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녀를 위해서 지나치게 희생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왜냐하면, 희생과 정성을 쏟을수록 자녀에 대한 집착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의 이치를 보자, 사람의 손이 안 닿고 자연에 맡겨진 것들이 더 멋있게 잘 자라는 것을 보게 된다. 인간의 재주가 대단해도 자연에 비교할 수 없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사람의 손을 너무 타면 오히려 잘못될 수도 있다. 인간의 생각과 지식이 자연의 이치를 이기지 못한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자녀를 믿고 맡기니 스스로 잘되는 것을 주위에서 많이 보았다. 때로는 나도 자녀들에 대해 걱정을 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내가 걱정하는 것 보다 자기 자신이 더 걱정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자녀들에게 자기 생각을 키워주는 것이 먼저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본인 스스로 자기의 문제와 어려움을 생각하고 이겨낼 힘을 키우게 될 것이다. 그러나 생각을 하기도 전에 부모가 먼저 나서면 자녀들은 해결 능력을 키울 기회를 잃어버린다.독립적인 사고를 갖고 스스로 하려고 생각할수록 서로에게 자유로울 수 있다. 이것이 신뢰이다. 미숙한 자녀를 보면서 어른들이 자녀를 믿고 맡기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어른들이 먼저 교육되고 훈련이 되면 우리 2세들에게 희망을 걸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나는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훈련한다. 그리고 우리가 먼저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자녀에게서 독립하는 연습을 한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오랫동안 사목하면서 느낀 것은 자녀들이 성실하게 자란 가정은 대부분 부부 금실이 좋은 가정이었다. 부부가 서로에게 집중하면 자녀들은 그만큼 자유롭게 성장한다. 그리고 부모의 관계를 보고 가족을 배운다. 자녀들이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깨달아 배우는 것보다 좋은 교육은 없다. 예수께서도 제자들과 함께 살면서 스스로 말씀을 깨닫게 하신 것이다. 새해에는 가족들이 서로 존중하고 사랑함으로 화목을 이루어서 하늘나라가 가정에서 먼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410-818-8213




이완홍 신부 / 메릴랜드 성공회 성요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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