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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정취와 항구도시의 낭만 가득

신현식 기자의 대륙 탐방

아스토리아(Astoria)

RV를 끌고 4.1마일에 달하는 아스토리아-메글러 다리를 건너 아스토리아 도심에 들어섰다. 다리가 높아 솟아 있는데다 운전석이 높은 RV를 운전해야 하는 나는 다리를 건너는 것이 무서웠다.

흘러간 영화 속 풍경들이 펼쳐지는 아스토리아 다운타운에 묻혀들었다. 오리건주 북서쪽 끝자락, 컬럼비아강 하구에 자리 잡은 항구도시 아스토리아는 오리건주 최초의 유럽인 정착촌이다. 개척자 중 한 명인 모피 무역상인 존 제이콥 아스토의 이름을 땄다고 한다.

아스토리아는 1805년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의 명령에 의해 서부지역을 탐험했던 루이스와 클락 원정대가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다. 오리건 코스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오리건 해안을 따라 남쪽도시 브루킹스까지는 340마일 거리인데 입이 딱 벌어지는 절경이 펼쳐진다. 전세계 가장 아름다운 길중에 하나인 오리건 코스트. 도보로, 자전거로, 자동차로 많은 사람들이 여행한다.



아스토리아의 지형은 언덕이 많은 샌프란시스코를 닮았다. 관광업, 통조림 가공업, 목재업이 활발한 곳으로 낡은 듯하지만 옛것이 잘 보존돼 고전적이면서도 개성이 강한 도시다. 항구를 끼고 있는 해안거리는 오래된 건물에 여러 종류의 상점들과 유명 수제 맥주집들이 들어서 있다. 3마일의 부둣가를 따라 1913년부터 운행되고 있는 전차가 다닌다.

유명한 컬럼비아강 해양박물관 앞을 출발해 한시간 걸려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 샌프란시스코의 케이블카를 연상 시키는데 전차 차장이 친절하게 아스토리아의 역사와 길거리 풍경을 일일히 설명해준다.

아스토리아는 영화 도시이기도 하다. '구니스', '프리 윌리', '스탠드 바이 미' 등 300여 편이 이 곳에서 촬영됐다. 컬럼비아강 하구에 위치한 멋진 풍경과 고풍스러운 도시분위기가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영화의 본고장 헐리우드와 멀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도시 어디에서나 보이는 아스토리아 칼럼에 올랐다. 언덕에 세워진 125피트 높이의 전망대다. 아스토리아 도심, 컬럼비아 협곡, 태평양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도심 외곽 루이스와 클락 원정대가 겨울을 지냈던 포트 클랫솝 지역도 보이고 관광객 차지가 된 서쪽 컬럼비아강 하구 포트 스티븐스 지역도 식별할 수 있다. 을씨년스럽게 앙상한 뼈대만 남은 난파선이 있는 포트 스티븐스 태평양 바다도 가물가물 보인다.

아스토리아 시내를 거닐다 발견한 어느 갤러리 입구에 붙어 있는 문구가 여행객을 푸근하게 안심시킨다. 종교, 인종, 고향, 성적 지향, 성별을 가리지 않고 모두를 환영한다고 써있다. 겔러리의 직원인 듯한 사람은 눈웃음을 던진다. 아름다운 자연과 풍요로움이 사회적 환경을 지배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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