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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디자이너가 골라준 옷 입는다

홍희정기자의 요즘 뜨는 '회원제 온라인 옷 주문' 체험기

취향·사이즈 등 정보 입력
원하는 스타일·가격 선택
집으로 5~6가지 옷 배달
마음에 안들면 100% 환불


리본 벨트가 포인트인 고급스러운 느낌의 검정색 원피스, 여기에 굽 높이 5cm의 힐을 신고 갈색 토트백을 든 나의 모습.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막상 이런 느낌을 안고 의류업소에 가면 원하는 디자인을 찾지 못하거나 예산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결국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혹은 마음에 드는 옷이 생겼더라도 사이즈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 백화점에 한 번 들르는 것 또한 주말에 시간을 쪼개어 가야만 하니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워킹맘이나 업무가 많은 비즈니스맨들에게 쇼핑하는 시간은 사치로 여겨질 수 있다.

이처럼 취향에 맞는 옷을 고르기 힘들거나 쇼핑하는 시간이 부족한 소비자들을 공략해 직접 옷을 골라주는 맞춤형 서비스가 늘고 있다. 고객의 성향이나 체형에 맞는 옷을 의상 디자이너가 직접 골라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배송된 물품 중 마음에 드는 제품은 구입하고 그렇지 않으면 100% 환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의 취향을 어떻게 분석하고 과연 얼마나 만족스러운 아이템을 받아볼 수 있을지 기자가 직접 체험해 봤다.

최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의류 맞춤형 서비스가 유행하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관련 광고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성은 물론 남성, 어린이까지 타겟층도 다양하다. 기자는 여러 업체 중 최근 기업공개(IPO)를 결정해 주목을 받고 있는 '스티치픽스(Stich fix)'를 체험해보기로 했다.

우선 회원가입을 하고 계정이 생기면 개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키와 몸무게, 발 사이즈는 물론 팔과 다리 길이, 가슴과 엉덩이 허벅지 등 부위별 사이즈도 꼼꼼하게 요구한다.

물론 잘 모를 경우 기입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평소 즐겨입는 브랜드도 조사한다. 각 브랜드마다 개성과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소비자 취향을 고려하는 데 접목시킬 수 있다.

또한 좋아하는 색상, 가리고 싶은 부위 등 100여 가지의 항목을 꼼꼼하게 기입해야 설문조사가 마무리된다. 설문조사를 완성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약 30분.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부위별 치수나 나의 취향을 점검하기에 딱 좋다.

이렇게 기본 조사가 마무리되면 스타일을 정해야 한다. 오피스룩, 캐주얼, 파티룩 등의 콘셉트를 선택할 수 있으며 보다 이해가 쉽도록 각 콘셉트마다 사진이 첨부돼 있다.

그 다음으론 아이템별 원하는 가격대를 설정한다. 예를 들어 청바지는 50~100달러, 원피스는 100~150달러, 구두는 50달러 미만 등 가격대를 설정하면 그 예산에 맞는 옷들만 골라준다. 마지막으로 디자이너 비용 20달러를 결제해주면 주문이 완료된다.

소비자 취향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정확한 사이즈에 원하는 가격대까지 맞춰야 하기에 상품을 받아보는 데 까지는 약 2주가 소요된다. 의류, 신발, 가방 등 한 번에 총 5개의 아이템을 받아볼 수 있는데, 실제로 배송된 상품을 살펴보니 옷의 품질도 중상급에 공들여 답변한 설문조사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한 흔적이 느껴졌다. 특히 팔 다리 길이와 체형을 충분히 커버해준다는 점에서 진한 감동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나 한 사람의 스타일을 문항 몇 십 개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오피스룩을 선택했음에도 한국 기업에선 입기 애매모호한 외국계기업 스타일의 캐주얼한 옷들이 배송된 것을 보고 문화적 차이를 극복해야 할 과제가 필요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환불 절차도 매우 간단하다. 만일 배송된 아이템 다섯 가지를 모두 구입하면 최초 디자이너 비용 20달러를 돌려주고 전체 금액의 20%를 할인해 준다. 만일 환불을 하고 싶다면 스티치픽스 측에서 보내준 환불용 봉투에 제품을 넣은 후 우체국을 통해 보내면 된다. 이미 업체 측에서 반송 소포 비용도 미리 결제를 했기 때문에 따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며 우체국에 갈 시간이 안될 경우 픽업 딜리버리 서비스도 가능하다.

사용 후 느낌은 가끔 랜덤으로 배송되는 의류 서비스를 받고 싶을 때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디자이너가 골라준 의상이기에 기다리는 설렘이 크고, 또한 굳이 의류매장을 가지 않아도 내 취향과 나의 사이즈에 맞는 옷을 받아볼 수 있어 편리하다. 무엇보다 마음에 안들 때 전 제품 모두 무료로 환불할 수 있어 부담없다.

아이들 선물로도 좋을 것 같다. 특별 제작된 정갈한 박스 안에 옷과 신발, 가방 등이 가지런히 담겨 있어 하나씩 풀어보는 기대감도 안겨줄 수 있다.


홍희정 기자 hong.heeju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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