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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현의 시가 있는 벤치]무의미(無意味) -임창현

시인·문학평론가

지상을 떠나 고공 더 높이
올라가 보면 알지 세상
모든 것들 얼마나 작은가를
내게는
우주만큼이나 커다랗던 나의 삶,
그것도 아무 상관 않을
사소한 일들이라는 것을

내가 그곳에서 멀어있듯, 모든
인연도 그만큼 멀어있다.

무관,
내가 하나의 점으로 남듯,
지상의 모든 존재도
무관의 점으로 남는다.

구름보다 더 높아졌을 때만
보이는 점,
아무도 상관 않는 존재와 의미,

다 버려도 된다는 것
그 확인.


지상을 떠나 하늘 높이 이륙해 아래를 내려다보면 알게 된다. 세상의 모든 존재들 얼마나 작은가를. 더욱이 아트만이라는 하나의 존재는 브라만 속 먼지 하나 정도에도 버금 못할 참으로 미미한 존재임을. 내게서는 나의 삶과 존재가 우주와도 바꿀 수 없으리만큼 소중한 의미로 자리하고 있었지만, 비행기 타고 하늘만 올라가 보아도 그게 아님 알게 된다. 광활한 무변의 우주 안에서는 지구조차도 무의미하게 가까울 만큼 작은 존재다. 태양계, 은하계 등 천체 속의 수많은 항성들을 셈해볼 때 말이다. 하물며 우리들 자신이나 우리들의 소유라고 하는 것은 모두가 한갓 미진의 존재요 천체 안에서는 무의미에 가깝다. 아무도 상관 않는 ‘나’ 라는 이 미세한 존재, 지상의 모든 존재들이 그래서 무관(無關)한 점으로 남는다. 구름보다 더 높이 올랐을 때에야 더 확실하게 보이는 자아, 이 미미함, 당장 사라진다 해도 그 누구, 그 무엇하나도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는 무서운 사실, 이 확인. 사람들 가끔 지상에서 고공에 오를 필요가 있다. 존재와 의미, 존재와 무의미, 그 경계 확인 확인할 수 있는 비정한 현실 만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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